박귀광 전주YMCA이사장
생협(생활협동조합)이란 생산자인 농민과 도시 소비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호 협력적 경제운동을 실행하려는 협동방식의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것으로 생명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면서 협동하는 삶을 만들어 가는데 목적이 있는 조직운동체이다.
우리나라 생협운동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이르러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생필품 공동 구매사업 등 여러 가지 유형과 특징을 갖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하면서 순수한 민간단체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대체적으로 안전한 농산물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60~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먹을거리와 자연환경은 오염되고 공산품수출로 인한 농산물 대체수입은 우리농업을 위기로 몰고 갔으며, 이에 따라 당시 생협운동은 우리의 생명농업을 지키면서 자연환경보전 운동까지 겸하여 생명살림 운동으로 실천해 왔다.
그 후 생협은 1998년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제정되어 제세혜택과 각종지원을 받으면서 유기농생산자와 계약재배 등 농수축산물 중심으로 직거래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2010년에 생협법 개정안이 제정되면서 생협전국연합회를 구성하고 체계를 갖춘 협동조합운동으로 발전시켜갈 수 있게 되었다.
산업화는 생태계의 위기를 가져왔으며 개인간, 지역간, 국가간,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 각종 화학비료를 사용해 생산된 농산물과 오염된 환경 속에서 사육되고 양식된 축산물과 어패류는 우리의 식생활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오염된 먹을거리를 섭취함으로써 독성은 인간의 몸속에 점점 축적되어 면역성이 떨어지고 희귀한 질병들이 나타나는 등 인간의 면역체계가 유린당하고 있다. 먹을거리의 신선도와 안전성보다는 상품가치의 극대화에만 몰두해왔다. 결국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생명 평화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신화에만 물들어있는 사람들의 환상을 실천적으로 깨뜨려 줄 수밖에 없다. 내부로부터는 지역의 순환체계를 생산과 소비시스템으로 만들어 지구적인 생명평화의 연대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공동체적 협동운동으로 해결하는 노력도 절실 하다.
생협은 유기농산물을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사업이다. 이것이 바로 생협이 주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기농시대 즉 생명농업시대를 열어가려는 것이다. 그리고 해마다 감소되고 있는 농업용지, 농업인구, 곡물생산량과 누적된 농가부채 문제 등을 정부와 소비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해결해 가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FTA시대에 우리농업과 농촌을 지켜갈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정책을 개발하여 관계당국에 제기하는 등 농산물 자급자족시대를 열어가는 일이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주거, 청소년, 교육 등에 산재해 있는 각종 유해환경을 쾌적한 환경으로 정화하고, 도시 내의 하천과 공원 그리고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을 보전해 가는 일도 생협조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생활을 기반으로 자치와 협동의 원리가 구현되는 지역공동체 운동이 바로 생활협동조합이 가야할 지향점이다.
생협운동은 우리사회가 행복한 삶을 함께 만들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열어가는 운동, 이웃의 아픔과 즐거움을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사회를 만들어가는 공동체운동이다. 이와 같은 운동이 생활협동운동이자 민주주의 훈련장이라는 점에서 생명 평화가 살아 숨 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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