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한국과총 전북지역연합회장
우리 선조들은 송죽매(松竹梅)를 유난히 좋아하였다. 그 중에서도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고 변함이 없다하여 애국가 가사 뿐만 아니라 시문(詩文)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었다. 옛날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하여 푸른 소나무 가지, 고추, 숯 등을 매달은 새끼줄을 대문 앞에 쳐 놓았다. 우리 민족은 출생당시부터 소나무와 인연을 맺게 된 셈이었다.
소나무는 과거에 땔감으로 사용되었으며 소나무를 자재로 삼아 지은 집에서 추석 명절에는 솔잎으로 송편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지금은 연료 문제가 해결되어 소나무의 낙엽이나 소나무 장작이 많이 이용되지 않지만, 60~7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중요한 연료로서 큰 몫을 담당했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으로 산에 들어가 소나무 껍질을 벗기어 먹기도 했다. 필자도 어렸을 적에 소나무 껍질을 벗겨 단맛이 나는 즙액을 빨아먹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최근에는 소나무가 건축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조경용 또는 휴양림 자원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함께한 소나무가 없는 우리의 산을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나무가 죽어가는 원인은 첫째, 소나무 재선충 등의 병충해가 심각하다. 둘째, 지구의 온난화로 인하여 병충해의 발생의 증가는 물론이고 산지에서 참나무류 위주의 활엽수 등에 의하여 생존경쟁에서 쇠퇴당하고 있다.
소나무 분포는 형태와 생장, 기상 인자 및 기후 영향 모델을 근거로 제1권역(백두대간 동부 해안 권역), 제2권역(백두대간 서부 내부 권역), 제3권역(중서부 권역), 제4권역(남부 권역)으로 구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소나무 숲에 관한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기후변화에 따라 제3권역과 제4권역의 소나무 숲이 참나무류 등의 활엽수에 의하여 심각한 쇠퇴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지방 역시 심각한 쇠퇴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죽어가는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부는 거국적으로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립하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국내의 관계 연구기관이나 관력학과 교수들에 의해 솔잎혹파리나 재선충 등에 대한 방제연구가 일부 시도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여러 가지 여건상 소나무 숲을 보전하는데 미흡하다.
정부에서는 관계기관의 연구자를 총동원하여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된 장단기(長短期) 종합계획을 시급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른 정기적인 연구결과 발표, 평가 모니터링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1950~60년대에는 우리나라의 산림이 극도로 황폐되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산림녹화를 이루었다. 이러한 성과는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많은 임업인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다. 고 현신규 박사는 군사정부시절에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면담하여 산림녹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어 전국적인 산림녹화 운동을 일으켰다.
오늘날 세계인이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사업은 현 박사와 같은 선각자의 안목에 힘입은바 크다. 우리민족의 생활문화의 심층에 자리잡은 소나무가 없어지지 않고 우리 강토에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거국적인 프로젝트가 조속히 실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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