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중 교사
그동안 비경합지역이던 군 단위 근무교사들은 6년이면 근무지역을 떠나 타 지역으로 전보되는 일반순환전보 대상에서 제외되어, 본인이 원하면 현 근무지역에서 지속 근무가 가능했던 것을, 모든 비경합지역을 일괄 해제함으로써 전북의 모든 중등교사들은 6년이면 예외 없이 타 지역으로 순환 근무하는 것으로 개정된 것이다.
도시와 농어촌지역 근무 교사의 자리를 바꿔주는 역할을 담당했던 그동안의 인사제도만으로는 도시와 농어촌 근무 교사수의 지나친 불균형을 감당하기 어려워 인사적체의 제1 원인으로 지목된 비경합지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게 개정 이유였다.
농어촌지역에 실거주하는 교사들도 이 개정안이, 일부 교사들이 실거주지는 전주인데, 전주에서 통근하기 좋은 비경합지역에 근무지를 잡고 같은 지역을 계속 순환함으로써 다른 교사들의 진입을 막았던 관행을 없애면서 인사적체의 물꼬를 트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도라고 공감하였기 때문에 대승적 견지에서 기꺼이 수용한 바 있다.
다만 지역실거주교사들이 지역에 살면서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고 지역과 지역교육 활성화에 이바지한 성과들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나 교육감의 핵심공약인 혁신학교의 성공을 위해서도 실거주교사들의 지속 근무는 보장되어야 하기에 여러 경로를 통해 제도적 보완책을 교육감에게 촉구하였고, 공감을 통해 약속을 받았다.
그 결과 해마다 개정되는 중등인사개정안은 교육정책연구소에 정책연구과제로 의뢰되었고, 1년여 만에 각종 설문조사와 지역교사 순회 간담회, 지역실거주교사대표 및 지역인사들과의 간담회를 거쳐 합의된 최종안이 만들어졌다. 교육감도 이를 수용하고, 인사담당자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
그러나 얼마 전, 도교육청 인사실무팀의 반발로 합의안이 내팽개쳐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사팀 안대로라면 지역에 뿌리내리고 정착한 실거주교사들은 결국 거의 대부분 타 지역으로 옮겨가야 되고, 지역교육활성화에 큰 몫을 담당했던 실거주교사들의 빈자리만큼 지역교육은 황폐화할 것이다. 그럼에도 인사팀은 끝내 90% 이상의 실거주교사들의 지속근무가 가능하다며 억지 논리로 일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해야 할 교육감은 인사팀의 실무적 어려움 운운하며, 농어촌교육을 황폐화 할 인사안을 어정쩡하게 비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는 인사권자의 교육철학을 실현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제라도 교육감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돌아보면서 그것을 제도로 실현해야 한다. 김승환 교육감을 지지했던 것은 말로만이 아니고 실제로 농어촌교육을 살리는데 앞장서겠노라는 진정성을 믿어서이다.
인사의 어려움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며, 어떤 제도이든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누가 최고책임자이냐가 중요한 이유는, 훌륭한 지도자는 낡은 제도 유지에 급급하지 않고 과감히 결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환 교육감이 그 역할을 거부하거나 회피한다면 이는 농어촌교육 죽이기를 방조한 꼴이 되는 것이며, 전북교육과 전북도민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배신임을 직시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발생할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감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교육감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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