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엽 필애드 대표
민주당은 50년 역사를 통해 열 번인가 당명을 바꿨고 열 번의 정권을 건넜다. 그러나 정통 보수정당으로서 그 중심 강령만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파이를 키우기 위해 진보를 껴안으면서 당의 정통성을 크게 훼손시키고 드디어는 그로 인해 자기들 말대로라면 질래야 질 수 없는 대선에서 패배를 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당헌에 당원은 없고 당명만 있는 민주당였기에 그렇다.
당헌 1조는 헌법 1조와 같은 의미를 갖는 것도 모르는가? 통합과정에서 흘러 들어온 불순한 세력 때문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텃밭이라고 말하는 전북은 민주당의 모태로 그 전통을 이어 왔다. 그런데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그 옛날 자유당의 독재와 맞서 싸우던 패기의 민주당이 그립기조차 하다. 도민들은 그 때의 추억을 자랑과 긍지로 삼아 끊임없이 민주당을 버리지 않았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열 번 스무 번을 넘게 부르며 연민과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돌아온 것은 항상 실망과 배신이었다.
한국의 정통 야당으로서 민주당은 한민당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 번의 정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그 세 번의 정권 10년이 우리에겐 씻을 수 없는 회한으로 남는다.
그 뿐이던가 여기가 어디 김일성치하라고 90퍼센트의 몰표가 일당에게 몰렸다. 창피한 역사다. 전제 독재국가가 아니고서야 이 지구상 어떤 나라가 20년 넘게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모두를 싹쓸이하는 나라가 있는가. 그리고 어느 지역에서 한 사람의 지도자에게 25년 동안 변함 없는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곳이 있는가.
그야말로 1당 독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지역의 이익과 사기 진작을 위해 절실하게 원했던 현안들이 실패를 거듭하는데도 민주당의 흔들림 없는 감싸 안기 결과였다. 국회의원이 단체장의 의중에 당락을 조아리는 꼴이라니 이래가지고서는 지역의 미래가 깜깜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 더 하면.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13.2%는 우경세력의 표가 아니고 극우세력으로 단정한다. 이 세력이야말로 이래가지고는 안되겠다는 위기감을 느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우경세력까지 표의 반란에 참여했더라면 20%는 족히 넘었으리라 단언한다. 이른바 우경세력마저 자기의사를 표현하지 못할만큼 우리고장 1당 독재의 서슬은 강하고 질기다.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 선생의 시 한 토막을 되뇌어보는 심사가 편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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