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들나팔

▲ 조미애
세상에 하찮은 것이 어디 있으랴

 

들나팔 피고지면 더 높이 올라

 

윗줄기에서 또 한 송이 피어

 

그렇게 수도 없이 반복하더니

 

지고만 꽃마다 움켜쥔 주먹

 

까맣게 익은 꽃씨들이

 

숨 멈추고 들어앉았네

 

줄기를 옮겨 가면서

 

피고 또 피어나기를

 

아침마다 반복하기를

 

가슴 뛰기를 거듭하더니

 

흙 위로 풀인 양 자라나던 초록잎

 

슬금슬금 들나팔을 향하여

 

하늘 맑은 오늘 아침

 

족두리 같은 하얀 꽃을 피웠다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서둘러 제거해야 하는 것이 어디 있으랴

 

그렇게 작고 하찮던 것이

 

이토록 벅찬 기쁨인 것을.

 

△조미애 시인은 1983년 월간 〈시문학〉 초회 추천으로 등단. 시집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과 칼럼집 〈군자오불 학자오불〉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민주당 전북도당, 지방선거 예비후보 515명 신청...“엄정 심사”

경제일반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12기 수료식 성황

경제일반[건축신문고] 건축사가 만드는 작지만 큰 변화, 도시 주차의 미래

문학·출판어린 마음을 다독이는 동화, 백명숙 첫 동화집 ‘대단한 소심이’

문학·출판오늘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최소한의 문학’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