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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희망을 보다

▲ 채성태 문화공간 싹
세월호는 우리 눈앞에서 침몰했다. 꽃 같은 젊은 생명들과 함께. 그 비극적 참사를 지켜만 봐야 했던 우리는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그리고 그들이 떠난 뒤에야 그 소중함을 인식했고, 우리 삶과 사회구조의 문제들을 보게 되어 다시 한 번 통곡하며 미안해하고 있다.

 

이제 그들에 대한 미안함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는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려 다시는 미안한 세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 아이들을 지켜내야 할 시기이다.

 

■ 타율적으로 형성되는 청소년문화

 

우리 아이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교육제도의 좁은 틀 안에서 자신들의 욕구와 바람은 숨죽인 채, 공부라는 경쟁사회의 굴레에 자신들의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한 시기에, 자율적 경험과 여가를 즐길 기회가 부족하여 청소년문화가 다양하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있는 문화 활동마저도 대학 입시와 연계된 활동이나 기성세대의 목적과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로 청소년문화는 질적 양적으로 매우 협소하다. 청소년문화는 청소년이 당사자이기에 그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형성되어야 하나, 그 또한 도 타율적으로 형성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인터넷 중독이나 일탈과 비행,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들로 몰고 가는 것은 기성세대의 불안과 욕심이다. 이러한 사회 현실을 변화시켜내는 노력 없이 ‘미안함’도 ‘지켜준다’는 말도 거짓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있기에 기성세대가 지니지 못한 다름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없는 상황에서 기성세대의 것들을 강요만 한다면 우리 미래에 대해 밝음은 사라질 수 있다. 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세상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청소년들도 많이 있다. 기성세대가 바라볼 때 학업 걱정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들은 그들 삶의 주인으로 최선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본다.

 

내가 아는 열다섯의 최 군은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친구이다. 노래에 대한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그에게 노래를 왜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노래가 있어 자신이 매 순간 살아있음을 발견하고 행복을 느낀다 했다. 자신의 노래가 세상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되길 바라는 믿음으로 노래를 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는 달리 학교는 다니지 않지만, 계획성 있게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용기가 대견하고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아이들

 

사람들의 관심은 없지만, 지역의 주인으로서 지역의 지속가능 변화를 꿈꾸며 자발적으로 모인 고등학생 동아리도 있다. 그들은 지역 현장을 살피며 지역 문제를 찾고, 그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계획하며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스펙을 쌓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자질을 통한 지역사회 참여이다. 그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의 확장과 함께 지역에서 성장하고 있다.

 

그들의 활동이 자율적 주도적으로 실행되고 있어, 지원금을 지원받지 않는 활동으로 추진되더라도 관련된 교육계나 지자체에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 땅에서 펼쳐지고 있는 희망이며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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