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존중의 가치 바탕, 국가·인종·문화와 소통, 인간 본질적 가치 추구를
하지만 세계화(Globalism) 조류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으면서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세방화(Glocalism)가 거론된 지 오래다.
세계화가 강대국 중심인 일국주의(一國主義)였다면, 세방화는 다국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리즘이 글로벌스탠다드라는 획일적 기준을 강요한다면, 글로컬리즘은 지역과 개인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상생과 조화의 세계관이다.
물론 글로벌리즘에도 장점이 많다. 세계문화의 전 지구적 공유, 빠른 혁신과 변화, 효율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노동 및 금융시장이 폭발적으로 확장되고 정치적 영향력이 국경을 넘나들다보니 세계가 강대국 중심으로 흐르게 되면서 인류의 핵심가치가 시장문화 위에 서게 되었다. 우리는 이미 다국적 기업의 가공할 힘을 경험했다.
또한 다국적 NGO들의 배타적 영향력도 경험했다.
전 세계가 은밀하게 끊임없이 경쟁하기를 부추기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경쟁자로 여기게 되었다.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란 작품이 있다. 앨리스가 거울나라에서 만난 붉은 머리 여왕은 항상 “더 빨리!다른 생각 말아!”를 외친다.
“보다시피 여기에서는 계속 같은 자리에 있으려면 달려야 해. 만일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그것보다 적어도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지.” 붉은 머리 여왕이 앨리스에게 외치던 말을 생각하면 앨리스가 있던 그 이상한 나라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전율을 느끼게 된다. 왜 달리는지도 모르고 계속 달려야만 했던 앨리스와 끊임없이 혁신, 성장, 발전을 외쳐야 하는 우리 사이에 별반 차이가 없다.
레드퀸 효과(Red Quee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생물체가 생태계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변화를 가져보지만, 생태계 역시 같이 변화하기 때문에 결국은 제 자리에 머무는 것처럼 되는 현상이다. 레드퀸은 한정된 파이 위에서 자신의 몫을 늘이기 위해 모두가 라이벌이 되어야 하는 핏물 가득한 레드오션에 산다. 레드오션은 누군가가 잃어야만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얻는 합계 제로의 섬이다.
‘세계=레드오션’이라는 글로벌리즘이 초래한 획일적 독재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세방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며 공존을 추구하는 깊고 푸른 블루오션, 그것이 바로 글로컬리즘이다. 수많은 국가, 인종, 문화가 넘나드는 소통의 길이다.
세계화라는 획일적 영향력 아래에서 시장문화를 추종하다 보면 인간의 본질적 가치가 왜곡되고 변질될 우려가 있다.
인간이 소외되는 것이 글로벌리즘의 맹점이다. 세계가 지속가능한 풍요나 평화를 필요로 하다면 상호존중의 가치에 바탕을 둔 글로컬리즘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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