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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하수

고수·하수는 통찰력 차이 /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선 욕심 버리고 많은 노력을

▲ 오덕호 한일장신대 총장
우리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고수(高手)라고 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하수(下手)라고 한다. 그러면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뭘까? 아마 가장 큰 차이는 통찰력의 차이일 것이다. 축구에서 하수는 공만 따라다닌다. 그러면 공 한 번 차보기 어렵다.

 

그러나 고수는 공이 어디로 올지 예측하고 미리 가 있다가 공을 잡는다. 바둑에서도 고수는 하수보다 미리 몇 수를 더 내다보고 바둑을 둔다. 기업운영에서도 하수는 남들이 성공한 분야를 뒤 따라다닌다. 그러나 고수는 유망한 분야를 예측하고 미리 그곳에 투자한다.

 

그렇다면 인생에서는 어떨까? 어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다가 어려운 병에 걸린다. 그래서 이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돈을 다 날린다. 결국, 오랜 시간 고생하고도 남는 것은 상한 몸뿐이다. 어떤 사람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행하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 왜 이렇게 되는가? 몸을 무리하게 쓰면 건강을 잃게 된다는 통찰력이 없고, 법을 어기면 심판을 받게 된다는 통찰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이런 것을 몰라서 하수가 될까? 몸을 무리하게 쓰면 건강을 잃는다는 것을 모를까? 아니다. 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그 생각을 못 하는 것이다. 왜 생각하지 못할까? 욕심 때문이다. 욕심은 통찰력을 잃게 만든다.

 

오래전 미국에서 미시시피 강을 건너오던 배가 갑자기 파선되었다. 강가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급히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배가 물에 잠길 때까지 배에 머물러 있었다. 강가의 사람들은 빨리 물에 뛰어들라고 소리쳤다. 그 사람은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나중에 그 사람의 시신을 건져보니 그는 허리의 전대에 황금을 잔뜩 넣고 있었다. 금광에서 온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사람은 몸에 그렇게 무거운 것을 지니고 있으면 물 위로 뜰 수 없다는 것을 몰랐을까? 그런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다만 그 순간 황금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고수와 하수는 기술에도 차이가 있지만, 더 중요한 차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판단할 줄 아는 통찰력의 차이이다. 보통 통찰력은 훈련과 경험을 통해 발전한다. 그래서 많이 공부하고, 훈련하고, 연구하고, 경험한 사람이 고수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고수라도 욕심에 사로잡히면 순식간에 통찰력을 잃고 하수가 된다.

 

어떻게 하면 욕심에 빠져 하수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 하수의 길은 쉽고 고수의 길은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에 손쉽게 고수가 될 수 있는 분야가 어디 있는가? 고수의 길은 모두 험난하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바친 사람이 고수가 된다. 쉽게 고수가 되려고 하는 것 자체가 통찰력 없는 하수의 모습이다.

 

나쁜 식재료를 사용하여 손쉽게 돈을 벌려고 하면 하수이다. 망하거나 감옥에 간다. 인기영합주의로 손쉽게 당선되려고 하면 하수가 된다. 국민의 버림을 받거나 만고의 역적이 된다. 부정행위로 손쉽게 좋은 성적을 얻으려고 하면 하수가 된다. 실력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하고 결국 쇠퇴한다.

 

당장 수익이 높지 않아도 꾸준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요식업자,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바른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 밤을 새우며 꾸준히 공부하는 학생, 이런 사람만이 진정으로 세상에 유익을 끼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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