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만해도 동에서 서쪽으로 직각을 곤두세우고 넘어가던 해가 하루가 다르게 남으로 남으로 갸울거리며 누어잔다. 해 뒤에 숨은그림자 꼬리도 길어져간다. 입추 지나 말복, 해방이룬지 70년 태극기 휘날리는 바람결타고 너울너울 축제의 계절이 다가온다. 가까운 곳만 해도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를 비롯하여 김제지평선축제와 완주와일드푸드축제, 전주비빔밥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 익산서동축제 등 크고 작은 지역 축제들이 기다린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000여개의 축제가 있고, 전라북도만 해도 50여개가 있다고 한다. 특히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단체가 시작되면서 지역축제는 우후죽순처럼 번지기 시작해, 어떤 곳에서는 1년을 축제로 시작해서 축제로 끝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늬만 축제인 행사가 많아졌다.
도내 순수 예술인 한마당 잔치
축제는 지역민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발생하고 그것을 통해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계승하고, 지역주민의 단결과 자긍심, 그리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축제는 자생적인 부분보다 정치적이고 지역 이기적인 측면에서 기획되고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행사나 지역구 관리로 오해받거나 행정능력을 실험하는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또한 지역 특산물의 판로를 찾기 위한 행사로 오히려 예산만 낭비하는 억지돌쇠 노릇을 하는 곳도 있다.
여기에 다른 축제와는 다른 순수 예술인들의 축제가 있다. ‘제54회 전라예술제’이다. 정치성도 지역성도 없는 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예인들의 한마당 예술잔치이다. 벌써 반세기가 넘었다. 역사와 전통이 말해 주듯이 전라예술제는 전라북도 예술인들의 자존심이고 희망이고 중심인 축제이다. 올해는 9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전북예술의 용광로에 희망의 불 지피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북예술문화를 사랑하는 도민들과 함께한다.
전라예술제는 전라북도 각 시·군을 순회하면서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완주군에서 실시하게된 것도 지난해 가을 전라북도에서 열 번째로 한국예총 완주지회가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전라예술제가 지역을 순회하는 것은 균형과 공유, 예술문화에 대한 이해와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지역예술문화의 발굴과 저변확대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전라예술제가 갖는 의미와 기대와 효과는 다른 축제와 다르다. 요란하지도 않고, 먹자판 공간도 만들지 않는다. 10개 협회 중심으로 자생적이면서도 특색 있게 전북예술문화의 깊이와 수준을 도민과 공유한다. 국악, 무용, 연극, 연예, 음악 등 5개 공연예술장르가 매일 밤 7시30분에 무대공연을 갖는다. 또한 미술, 사진, 문인, 건축 등 4개 협회는 다양한 작품으로 상설전시관을 열고, 영화인협회는 매일 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추억의 영화를 상영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예술단과 평양예술단 초청공연도 있고, 완주생활문화동호회 회원들의 우정무대도 펼쳐진다. 예술체험장 운영과 문학강연, 북콘서트와 장수사진 찍어주기 행사도 갖는다. 고무적인 것은 개막일에 완주문화체육센터에서 18개 단체 600여 명의 예술인이 참여하는 전북예술인대회를 열고 화합과 전진을 다짐하는 체육대회를 갖는다.
특색있는 지역 문화 도민과 공유
제54회 전라예술제가 전북예술의 용광로에 희망의 불을 지피는 의미 있는 축제가 되기를 기원하며 도민들에게 성원과 방문을 기대한다. 또한 진심어린 마음으로 도민들에게 마음의 초대장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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