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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끄는 주막에 든다 - 정재영

나무가 흔들린다

 

나무란 나무가

 

모두 흔들리는 바람 많은 퇴근길

 

저 혼자 흔들리지 않으려고

 

발버둥도 쳐 보지만

 

모두 다 흔들리는 저 속에서

 

저 혼자 흔들리지 않고

 

사는 일이

 

무슨 대수라고…

 

그래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바라보다가

 

끝내는 바람이 되는날

 

주막에 드는 날

 

창문을 넘어오는

 

웃음소리는

 

창 밖에

 

흔들리는 나무들

 

△우리는 흔들리지 말라고 배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은 없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지 말자. 그냥 흔들리다가 바람이 되자. 사는 것이 대수냐고 묻지 마라. 세상에는 대수 아닌 것들이 대다수다. 내 안에 허망한 바람이 한 자루일 때 주막에 가자. 흔들리는 바람 자루들이 여기저기서 불콰하게 젖어 있을 것이다. 나는 세상의 대다수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면 술맛이 더 좋다.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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