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의 전주시내 한 대리점에서 일하던 택배기사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집단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소장의 갑질 행태를 고발했다. 소장은 ‘영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하게 의사표현을 한 것을 인정한다’ 면서도 ‘소통과정의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장의 생계압박을 무릅쓰고 자영업자인 택배기사들이 한꺼번에 6명씩이나 회사를 그만뒀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택배기사들은 육체노동자이면서도 까다로운 민원을 자주 접하는 감정노동자이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곳곳을 누비며 처리하는 물량이 하루 250~300개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유류비와 통신비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것은 월 200만원 남짓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택배기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대리점 업주가 바뀌면서 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소장이 계약해지와 구역조정 등을 들먹이면서 건당 770원인 수수료의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여기서 나가면 다른 대한통운 대리점에서 일할 수 없다는 협박도 계속됐다. 그러다가 대리점 사무실에서 일하는 자기 아내의 월급을 10명의 택배기사들이 매월 15만원씩 걷어서 충당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 암에 걸릴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고, CJ대한통운 지점에 문제해결을 요구해봤만 돌아온 것은 “대리점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는 답변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소장이 일부 기사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결국 사달이 났다. 밤늦은 시간에 단체 카톡방에 올린 지시사항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거나 여직원에게 “일이 힘들다”는 말을 했다는 게 계약해지의 사유이다.
“계약해지를 언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심이 아니었다”는게 소장의 변명이지만, 일자리를 빼앗는 계약해지가 그냥 한번 해보는 말일 수는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장난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몇 년 전 남양유업 대리점 사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본사의 강제적인 물량 밀어내기에 대해 대리점 업주들이 집단반발하면서 결국은 본사가 나서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번에는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문제이다. 대리점 나름의 애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받은 갑질을 계속해서 아래로 전가시키기만 한다면 우리사회의 공정은 영원히 설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 회사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CJ대한통운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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