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 대선 주자들, 부정부패 없는 세상·베푸는 정치 실천을
매니 파퀴아오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이다. 미국 복서 메이웨더와 가진 세기의 대결에서 아깝게 판정패 했지만 파퀴아오는 여전히 필리핀 국민들의 영웅이요, 자존심이다.
2015년 5월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대결 당시 파퀴아오는 1995년 18세 때 복싱을 시작한 이래 통산 57승(38KO승) 2무 5패의 화려한 전적을 갖고 있었다. 그는 플라이급에서 웰터급까지 무려 8체급을 석권한 세계 최초의 챔피언이었다. 상대 메이웨더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뒤 프로에 데뷔, 5체급을 석권하며 47승(26KO)을 거두고 있었다.
이 세기의 대결은 대전료가 2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메이웨더가 60%인 1억 5000만 달러, 파퀴아오가 40%인 1억 달러를 받았다.
뜬금없이 복싱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요즘 홈페이지에서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파퀴아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선관위가 웬 복서 이야기인가.
선관위가 권투선수 파퀴아오를 주목한 것은 그가 복서로서, 정치인으로서 성공이라는 외면과 함께 내면에 깃든 인간성이다. 파퀴아오는 빈곤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비뚤어지지 않았고, 복서의 길을 성실하게 걸었다. 체격이 작아 플라이급으로 시작했지만 1998년 챔피언이 된 후 계속 체급을 올려 도전했다. 2001년 슈퍼밴텀급, 2008년 슈퍼페더급과 라이트급, 2009년 웰터급 등 모두 8체급 챔피언에 오르는 전무후무의 성공을 거뒀다. 체격적 단점은 기술을 연마해 극복했다. 그에게 치열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사각의 링만 주시하지 않았다. 어려운 이웃에 나눔과 사랑을 주었다. 2013년 태풍 피해로 주민들이 상심했을 때 그는 수백억 원의 대전료를 전액 기부했다. 메이웨더와 대결해 받은 대전료로 필리핀 빈곤층을 위한 1,000채의 집을 지어 기부했다. 그의 선행이 이 뿐일까 싶다.
파퀴아오는 2010년 선거에서 하원의원이 됐고, 지금은 상원의원이다. 그가 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복싱 스타로서의 인기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챔피언 자리를 지키면서 오만하게 구는 등 상식 이하의 언행을 했다면 가능했겠는가. 그가 사랑으로 주민을 대하지 않았다면 국회의원 배지는 그림의 떡이었을 것이다.
그는 정치에 대해 “복싱은 상대와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정치는 부정부패와 싸운다”고 말한다.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필리핀 국민들이 주목하고 표를 던졌다. 국민과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베푸는 정치를 실천하는 파퀴아오 같은 정치인 어디 없나 싶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다.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정많은 행동을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선관위가 홈페이지에 파퀴아오 이야기를 띄운 것은 그가 보여둔 행동이 뭇 정치인들의 귀감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정치인은 결국, 표를 먹고 산다. 제 아무리 정의롭고, 자비로운 행동을 하며, 겸손한 삶을 살아가는 정치인이라도 주민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서 결정적 한계에 부딪친다. 그렇다고 정치인이 꼭 주민 표를 많이 얻어 가슴에 뭔가 배지를 붙여야만 정치적 포부를 달성하는 것도 아니다. 배지는 그저 조금 도움이 될 뿐인 수단이다.
최근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정치권이 대선전에 돌입했다. 저마다 대권주자라며 우후죽순처럼 일어났다. 수준 미달이면서 혼란을 틈타 국민 비웃음을 아랑곳 하지 않는 인사들도 더러 있다. 시국이 엄중하다.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감정을 내세워 국민을 호도하는 건 곤란하다. 정치인이라면 생각에 재갈을 물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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