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적폐 청산 대상에 / 김완주의 감사편지 등 / 유야무야 사건 포함을
영화배우 문성근씨와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최근 잇따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명박 적폐청산’ 윤곽이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 운영됐다고 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가 18일 대표적 피해자인 문 씨 소환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것이다.
문씨가 검찰에 출석한 것은 “서울중앙지검 윤재중 검사가 음란물제조유포에 대해 피해자 진술을 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의 음란물사건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문성근과 김여진을 좌파연예인으로 낙인찍어 두 사람의 나체 합성사진을 배포했다는 사건이다.
문씨는 취재진에게 이명박 정권은 일베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국정원이 블랙리스트 부분에 대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고를 했다는 게 확인됐다.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면서 동시에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직접 소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검찰에 출석한 김미화씨는 2009년 ‘KBS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큰 불이익을 당했다. 그는 백주대낮 활보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양파 껍질이 어디까지일까.
MB 적폐는 전북에도 찝찝하게 남아 있다. 김완주 전 지사가 청와대에 보낸 감사 편지, LH공사 전북 유치 무산, 그에 따른 민심 달래기용으로 발표된 삼성의 20조원 새만금투자 등의 이면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다.
‘김완주의 감사 편지’란 2009년 7월29일 김완주 당시 도지사가 작성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란 제목의 편지다. 내용은 정부가 새만금종합실천계획안을 발표한 데 대한 고마움 표시다. 그런데 그 표현이 너무 낯뜨겁다. 1인 독재 천하에서 신하가 군주에게 올리는 글 빰친다. 뭔가 비위를 저질러 선처를 바라는 사람이 애걸복걸 심정으로 쓴 글로 보인다. “새만금종합실천계획안은 우리 전북도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이는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저와 200만 전북도민들은 대통령에게 큰절을 올린다” “정부의 발표로 도민들의 묵은 체증이 일시에 쑥 내려간 듯 하며 기쁘고 눈물이 난다” 등 아부성, 찬양으로 일관하는 편지글은 도민을 부끄럽게 했다. 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당시 청와대가 편지를 공개, 항복문서화한 사실이다.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요절복통할 일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편지가 나온 배경을 추측했다. 김 전 도지사는 이명박 대선후보가 2007년 새만금을 방문했을 때 “이번에 새만금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 후보를 몰아붙였다. 당시 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공격이었다. 그야말로 당랑거철(螳螂拒轍)이요, 도와 예를 넘어선 언행이었다. 이 후보는 치솟는 화를 누른 채 “당 소속이 어떻든 정치 논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화를 감추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었던지라, ‘김완주의 감사 편지’는 대선전에서 승리, 권력의 칼을 거머쥔 MB의 ‘성난 칼끝’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라는 해석이 비등했다. 어쩌면 요구에 응한 것일지도 모를 터다. 민주당 내에서는 “적장에게 항복 문서를 바친 것이냐” 등 격한 비난과 출당 요구가 쏟아졌다.
이명박 정부와 전북도, 삼성 3자간에 이뤄진 삼성 새만금 20조원 투자 사기 의혹은 더욱 심각하다. LH 유치무산으로 이반된 전북 민심을 현혹하기 위해 3자가 짜고 사기극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전북도민이 언제까지 가슴에 묻고 살게 할 수 없다.
‘MB적폐청산’ 대상에 김완주의 감사편지, LH공사 유치 무산, 삼성투자 사기 의혹 등 그동안 유아무야 됐던 사건들을 포함시켜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의 묵은 체증이 일시에 쑥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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