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에서 전국 최초로 세운 기숙형 공립교육기관인 옥천인재숙이 학생 선발을 둘러싸고 불공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잘못됐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공교육기관에서 허술한 입사생 선발 문제가 드러난 것은 기회균등 원칙과 실력 위주 선발 원칙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순창군에서 30억 원을 들여 설립한 옥천인재숙은 그동안 지역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료생의 95%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그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대학이나 사관학교에 진학하면서 순창지역 학생들에게는 옥천인재숙 입사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해 대학입시에서도 옥천인재숙 수료생 31명이 서울 소재 유수한 대학에 진학했고 사관학교에도 3명이 합격했다
이처럼 옥천인재숙이 대학 진학에 큰 성과를 내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순창지역으로 전입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입사생 1인당 연간 700만원 정도를 지원해 심화수업을 받고 있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옥천인재숙 입사생 선발관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함에도 지난달 치러진 예비 중3 학생 대상 선발고사에서 수학영역 25문제 중 9문제가 지난 2016년도 기출문제와 동일했다. 더욱이 당시 출제된 문제의 객관식 보기와 정답까지 모두 일치해서 기출문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률이 치열한 옥천인재숙 입사 시험 출제가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는가. 한두 문제로 당락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기출문제를 접했던 학생들에게는 절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옥천인재숙 측에선 출제 강사의 단순 실수로 치부하고 있지만 기출문제의 무더기 출제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시험문제 출제경향에 대한 정보력이 뒤진 학생들에겐 큰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매년 10개 면지역에서도 1~2명씩 선발됐지만 이번 선발시험에선 순창읍지역 외에는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해마다 막대한 군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옥천인재숙이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꺾어선 안 된다. 옥천인재숙은 학생 선발시험의 공정성과 형평성,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재시험을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호소에도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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