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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굴비 - 최덕자

바다 숲에 풀어 놓은

내 꿈을 거둬

줄줄이 엮어놓고

멀뚱히 세상을 바라보는

네 눈은 무심의 절정

 

끝도 갓도 없는 바다를

머금고 짭쪼롬하게

세월의 간을 맞추려는

네 몸뚱어리는 순응의 극치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굴비라는 이름에서

비굴하지 않다는 게 보여

일렬로 묶여있어도

굽히지 않는 너의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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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개와 속죄로서 정화하려고 하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굴비를 바라보는 눈매가 아닌, 굴비가 세상을 짭조름하게 머금는 세월의 간을 맛보는 시인. “네 몸뚱어리는 순응의 극치”라며 “일렬로 묶여”있는 굴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이 참 아름답다. 엮어놓은 굴비보다 낮은 자세로 바라보아야 그 소리가 들린다.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려고 할 때 굴비가 세상을 바라본다고 느낀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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