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새 아침을 여는 시] 굴비 - 최덕자

바다 숲에 풀어 놓은

내 꿈을 거둬

줄줄이 엮어놓고

멀뚱히 세상을 바라보는

네 눈은 무심의 절정

 

끝도 갓도 없는 바다를

머금고 짭쪼롬하게

세월의 간을 맞추려는

네 몸뚱어리는 순응의 극치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굴비라는 이름에서

비굴하지 않다는 게 보여

일렬로 묶여있어도

굽히지 않는 너의 자존.

 

--------------------------------------------------------------

 

△ 회개와 속죄로서 정화하려고 하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굴비를 바라보는 눈매가 아닌, 굴비가 세상을 짭조름하게 머금는 세월의 간을 맛보는 시인. “네 몸뚱어리는 순응의 극치”라며 “일렬로 묶여”있는 굴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이 참 아름답다. 엮어놓은 굴비보다 낮은 자세로 바라보아야 그 소리가 들린다.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려고 할 때 굴비가 세상을 바라본다고 느낀다.  /이소애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정읍서 ‘정읍사 달빛盃 청소년e스포츠대회’ 열려

고창오세환 고창군의원,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익산익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

스포츠일반전주출신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은퇴…밝은 미소로 작별 인사

무주‘무주 반딧불 샤인머스켓’ 서울시민 입맛 손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