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옥도면 비안도는 약 17년 간 대한민국에서 해상교통수단이 없는 유일한 섬으로 남아있었다. 이유는 간단치 않았다.
선착장 점유권을 두고 군산시 어민들과 부안군 어민들이 갈등관계에 놓여 있었고, 부안군 어민들이 비안도와 가력선착장을 왕래하는 도선운항에 반대했다. 관계기관들은 주민 간의 갈등이라는 이유로 고충민원 해결에 소극적이었다.
해결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이 사안은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차례에 걸친 현장 방문과 관계기관-주민 사이의 협의, 고충민원 현장조정회의를 거쳐 비안도의 끊어진 뱃길을 연결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다수의 기관과 이해관계자가 관련된 고충민원은 해결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기관 간 이해관계가 충돌해 갈등이 고조되고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고충민원 해결을 서로 떠넘기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 제3자의 입장에서 이해관계의 충돌을 중재하고 각 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국민권익위는 이해당사자간 이해와 양보,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통한 조정 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고충민원 해결 노력은 전혀 새로운 양상에 직면했다. 올해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지 세 달이 지났다. 코로나19는 국민의 모든 일상과 생활양식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고충민원 처리 과정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3월부터 5월 사이 출장 자제 권고가 내려졌다. 현장방문 조사 일정은 연기됐고 이로 인해 민원인들로부터 문의가 빗발쳤다.
김제시 명천마을과 송산마을을 잇는 도로는 수십 년간 비포장도로였다. 마을주민들은 흙먼지가 날리는 울퉁불퉁한 길을 매번 지나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이는 도로의 일부 구간이 김제공항 부지 안에 있어 포장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제시는 마을주민들의 도로를 포장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9월 도로 포장을 위한 협의를 서울지방항공청에 요청했다. 그러나 항공청은 공항시설법상 포장 공사를 허가할 수도 없거니와 공항개발사업 외의 목적으로 매각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국민권익위는 고민 끝에 서울지방항공청이 공항 부지 내 도로 구간을 공항 구역에서 제외시켜 김제시에 매각하고 김제시는 매입한 도로 구간을 포장한다는 내용으로 중재안을 마련했다.
올해 3월 6일 민원 관계자가 모두 참석하는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중재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조정회의는 취소돼 국민권익위 담당 조사관이 직접 중재안을 들고 일일이 마을주민 대표, 김제시, 서울지방항공청을 찾아가 설명했다. 결국 민원 관계자들의 최종 확인서명을 받고 고충민원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도 국민의 고충과 불편을 해결하려는 국민권익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방해하지 못했다. 현재 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바이러스와의 끈질긴 싸움처럼 국민권익위도 위기와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며 국민의 고충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 고충이 있는 전국 방방곡곡 현장으로 국민권익위는 오늘도, 내일도 찾아간다. 코로나19에도 민원 해결 ‘이상무’.
/원영재 국민권익위원회 교통도로민원과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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