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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가 되기까지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조커는 태어날 때부터 조커였을까??

영화를 보고 나온 친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조커도 힘들었겠네. 나라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

세상의 악인이 태어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났을까?

프로파일러 표창원 씨와 희대의 탈옥수라 불렸던 신창원 씨가 다른 점은 성씨 한 글자뿐이나,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표창원 씨도 어려서 과일서리를 했었고 신창원 씨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데 그들의 부모님은 다른 선택을 하셨다.

표창원 씨의 아버지는 자식을 야단치고 다시 따뜻하게 품어준 반면에 신창원 씨의 아버지는 자식을 야단치고 바로 소년원에 넣어버렸다.

그 이후 그들은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그들은 우리에게 다르게 유명한 사람으로 각인이 되었다.

요즘 뉴스에서는 하루 걸러 한 번씩 아동학대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를 가방에 넣어서 질식사를 시키고, 쇠사슬로 묶고 때리고 학대하는 등 사람이 자라나고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장인 가정에서 이런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다른 곳도 아닌 가정에서,가장 보호받아야 하는 부모에게서 학대를 받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어떻게 적응을 하겠고 다른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이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을 하겠는가.

그리고 또 다른 장소인 어린이집,학교에서도 교육자라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당하는 학대 또한 끊임없이 발생한다.

말하지 못하고 힘이 없기에 아이들은 영문을 모른 채 당연하다는 듯 그냥 당하는 것이다.

조커는 태어날 때부터 조커가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버려졌고 어머니는 정신질환자에 본인도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었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였으나 모든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악인이 되기까지 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실 악인이 되기까지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환경들에 노출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악인을 만들어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에 우리가 동참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얘기, 저 얘기를 꺼낸 이유이다.

그리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그 사람이 그렇게 되기에는 어떠한 이유들이 있을 거라 한번 생각을 하고 그의 과거나 지금의 환경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 사람을 궁금해 한다면 미운 마음보다 안쓰러운 맘이 먼저 들 수도 있다. 내 경험상 조금 많이 다른 아이들이나 친구들, 어른들을 보며 ‘왜 저렇게 자라났을까?’ 생각을 하고 그 사람에 대해 고민을 해보면 꼭 원인이 있더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유 없는 악인은 없다.’

어쩌면 내가 소외시켰던, 편견을 가졌던 아이가 위의 사례처럼 부모나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했던 피해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 아들의 일화를 얘기하자면,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들이 나쁜 친구라 생각하는 아이와 자주 다니는 거였다. 나도 주변에서 저 아이 조심하라고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던 터라 아들에게 물었다.

“그 친구 어때? 같이 다니는 거 괜찮아? 엄마는 안 좋은 얘기를 좀 들었는데.”

난 아들의 답변에 너무 부끄러워졌다.

“엄마도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생각하는 거야? 이 친구가 나랑 다니면서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냐?”

초등학교 2학년보다 짧은 나의 변변치 못한 생각에 부끄러워 사람을 가려야 한다는 낡은 맘은 버렸다.

우리들도 아이들의 마음으로 누군가를 나쁘다 낙인 찍지 말고 다시 한번 그 친구를 궁금해 하면 어떨까?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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