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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매미와 초록 구두 - 김기찬

꽃무늬 원피스가 공원 한복판을 콩콩 가로질러 가고 있었지

놀이터 저 혼자 시소를 가지고 놀고 있었지

분홍 양산 위로 매미 울음소리 한철 소낙비로 쏟아졌지

불시에 소낙비를 다 맞고 초록 구두는 어딜 가는 걸까?

정오 35분 한낮이었지

초록 구두가 느티나무에 이르자 소낙비는 뚝! 그쳤지

은행나무를 지나자 다시 쏴아! 하고 쏟아져 내렸지

소리가 소리를 업혀 키우는 소리비 폭포 공원이었지

이따금 누수된 소리를 받아내던 모과나무는

벌레 먹은 주먹 모과 하나를 땅바닥에 내던지고

한바탕 우렛소리로 웃었지

토요일 정오 35분 한낮이었지

달뜬 마음 주체할 수 없는 초록 구두는

빨간불로 바뀐 횡단보도를 도레미파솔 건너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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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더위 매미 울음소리가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아니 소낙비가 매미 울음을 뚝 멈추게 하였다. 토요일 정오 35분이었을까. 꽃무늬 원피스가 한낮에 매미처럼 초록으로 나무에서 소리비를 쏴아하고 내리는 소리. 그 ‘누수된 소리를 받아내는 모과나무’처럼

땅바닥에 내던져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가 아닐까. ‘빨간불로 바뀐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초록 구두에게 신호등에서는 멈추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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