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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피해의 무게 누구에게 더 무거울까?

익산소방서장 전미희

전미희
익산소방서장 전미희

재난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사실 삶은 재난의 연속이며 그때마다 개인의 능력이나 사회적 시스템등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오늘 필자는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재난이 누구에게 더욱 가혹한지 그러한 현상은 공동체 안전을 어떻게 저해하는지를 말하고 싶다. 얼마전 ‘존C.머터’교수는 ‘재난불평등’에서 “왜 재난은 가난한 이들에게만 더 가혹할까?”라는 부제로 ‘재난 불평등을 강조하면서 재난상황이 늘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역설했다.

실제 장애인과 고령, 빈곤층등 사회경제적 자원을 적게 가진 사람들은 재난 상황에서 더 많이 다치고 죽고 또 고통 받는게 사실이다.

2019년에 전라북도에서는 총 2154건의 화재로 75명(사망 13명, 부상 54명, 단순연기흡입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는데 이 가운데 단순 연기흡입자 8명을 제외한 67명중 22명(33%)이 70대이상의 고령층이었다. 특히 사망자 13명중 9명이 70대 이상(70%)으로 사상자 대다수가 저소득층이거나 독거노인, 장애인이다. 2019년 8월 19일 새벽 4시경 발생한 ‘인덕여인숙’화재에서 세 분이 사망하셨는데 이분들은 절대적 빈곤선에 놓여 있었다. 적당한 주거공간이 없어 50여년된 아주 낡은 목조여인숙에서 ‘달방’생활을 하며 폐지를 줍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이분들은 화재를 인식조차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다. 이처럼 사망자의 대다수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주거시설내에서 사시는 사회적약자들에게서 발생한다.

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재난의 크기나 재난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량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개인이 속한 사회속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어느 사회학자는 소득수준이 낮거나 고령층(특히 독거노인), 장애를 가진분들에게 더욱 취약하고 재난복구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불평등이 더욱 심화된다고 한다.

지난 8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높은 노인상대빈곤률로 인해 전체 상대빈곤률이 OECD국가중 세 번째로 높아 코로나19등 재난상황에서는 더 악화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라북도에는 사회적약자 주거시설의 기초소방시설 설치율이 69%로 31%가 무방비 상태이다. 사회적약자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전체 사회의 안전망을 체계화하고 견고히하여 사회구성원 모두의 안전을 강화하는 첫걸음이다. 화재가 빈발하는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

이들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에게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각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의 위험실태에 관심을 가지고 기초소방시설 보급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다.

공동체 내에 안전문화 확산과 사회적약자에 대한 보호의식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들의 위험은 그가 속한 공동체의 안전마저 흔들지 모른다. 내 주변의 이웃이 최소한의 소방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고 비치할 수 있도록 하여 그들의 안전과 공동체 전체의 안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익산소방서장 전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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