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서해안 중심지 군산은 금강과 만경강을 양 날개로 한 반도형 항구도시다. 또한 고군산 군도라는 부속 섬들을 갖고 있으나 새만금 사업으로 이들 섬 대부분 육지가 되었다.
즉 긴 역사 속에 외톨이 섬들이 모여 있는 곳이 고군산 군도이지만 지금은 지난 2010년 4월에 비응도를 출발점으로 야미도,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까지 연결도로로 인해 육지가 된 것이다. 육지가 됨으로 인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이곳을 갈수 있다. 나는 고향이 야미도인지라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이다.
고군산군도는 천혜의 절경을 품은 보물이다. 동해안이나 남해안에서도 볼 수 없는 풍광에 도취되는 곳이다. 그래서 고군산군도 중심지인 선유도에는 선유8경이 있다. 선유8경은 좀 다른 특징적인 8경이다. 1,선유낙조(仙遊落照) 2,망주폭포(望主瀑布) 3,삼도귀범(三島歸帆) 4,월영단풍(月影丹楓) 5,명사십리(明沙十里) 6,평사낙안(平沙落雁) 7,장자어화(壯子漁火) 8,무산십이봉(巫山十二峯)이 선유8경이다.
선유도에서 선유낙조, 망주폭포, 명사십리, 평사낙안, 삼도귀범을 감상할 수 있다. 명사십리는 선유해수욕장의 보배이며 해당화가 있어 더욱 유명한 곳이다. 나는 여름이면 선유도해수욕장을 가끔 찾았다. 외할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가면 명사십리를 달밤에 거닐 수 있다는 생각, 해당화를 본다는 마음은 나로 하여금 선유도해수욕장을 찾게 만든다. 전주에서 직장에 다닐 적에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야미도에 계시는 부모를 보기위해 매년 다녀온다. 그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선유도 해수욕장엘 꼭 간다.
1박을 하면서 밀가루 같은 명사십리를 달밤에 거닐던 생각은 지금도 머리를 스친다. 70년대에는 지금처럼 개발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해수욕장이 있을 뿐 명사십리 사구에는 해당화가 장식되어있어 해수욕객들의 눈을 못 돌리게 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평사낙안에는 오랜 세월 폭풍을 견뎌낸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사진작가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잡목이나 풀도 거의 없는 평사낙안을 지키는 이 소나무 한그루는 외롭게 7-80년을 버텨오다가 몇 년 전에 심한 태풍으로 생을 마감했다. 주민은 물론, 이 소나무를 그리는 모두는 안타깝다는 말을 남긴다. 나는 얼마나 아깝고 아름다웠는지 몰랐던 소나무다. 지금도 선유도를 찾으면 소나무는 모습을 감췄지만 펑사낙안은 눈을 떼지 못한다.
또한 월영단풍은 가을이면 신시도를 단풍으로 장식을 하지만 그보다는 월영봉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이 글을 읽었다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넓은 돌이 지금도 자리하고 있다. 5-6번 다녀왔으며 정상에서는 고군산군도 모두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의 고군산 군도는 육지가 되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어 주말이면 차량 행렬이 붐빈다. 육지가 된 것은 군산에서 부안군을 연결하는 새만금사업으로 제방이 건설되면서 섬끼리의 교량공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섬 아닌 육지가 된 고군산군도를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감개무량함도 있지만 그 보다는 여객선을 이용한 추억의 잔영이 아른거림은 더 한다. 오늘의 새만금이 만들어진 것은 필자가 전북일보 기자시절인 1978년부터 우리나라 국토확장과 식량안보차원에서 서해안에 대단위간척사업을 벌이자는 정책기사를 써댔다.
결국 중앙정부가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1988년 제13대 노태우대통령후보의 공약사업발표로 1991년 11월에 오늘의 새만금사업 기공식이 있었다. 나는 전라북도 의회 의장자격으로 테이프커팅을 했다. 오늘도 새만금을 생각하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여서 고군산군도를 찾을 때면 항상 가슴 벅찬 감개무량함이 나를 외워 싼다. 오늘도 푸른 수평선이 넘실거리는 선유도 해수욕장과 해당화를 보고 왔다.
끝없는 수평선과 함께 때로는 넘나드는 물결을 벗삼은 선유도 해수욕장은 오늘도 고군산군도를 지킨다. 청춘남녀는 달빛을 품으며 백사장에 사랑의 발자국을 남긴다.
△김철규 수필가는 전북일보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을 거쳐 전라북도의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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