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새 아침을 여는 시] 방하착(放下著)

최재언

하늘을 맞닿은 은행나무가

매서운 바람에 어지럽도록 흔들거린다.

겨울 여행 떠나는 가지 끝에

이파리들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럽게 울고 있다.

눈발 흩날리는 겨울인데도

 

======================================

‘방하착’은 내려놓으라는 말이다. 마음을 아래로 두라는 말이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다가 간신히 붙든 나뭇가지조차 놓으라는 말이다.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 붙잡은 나뭇가지조차 놓으라는 말이다. 놓는 순간 죽을 것 같지만, 그 나뭇가지를 놓아야 두려움과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말이다. 질끈 감은 두 눈을 뜨고 발아래를 바라보라는 말이다. 그러면 거기 푹신한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는 말이다. “떨어지지 않으려고/서럽게 울”던 은행나무 잎들이 나뭇가지를 놓아야 나무 아래 황금빛 달관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말이다. /김제 김영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정읍서 ‘정읍사 달빛盃 청소년e스포츠대회’ 열려

고창오세환 고창군의원,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익산익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

스포츠일반전주출신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은퇴…밝은 미소로 작별 인사

무주‘무주 반딧불 샤인머스켓’ 서울시민 입맛 손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