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북은 ‘한국문학의 메카’라고 할 만큼 그 문학적 자산이 특별하고 의미가 크다. 현존 유일의 백제 가요 「정읍사」, 신라 향가 「서동요」, 최초의 가사 정극인의 「상춘곡」, 순창의 신경준의「시칙」, 남원의「만복사저포기」 「춘향전」 「흥부전」, 부안 매창의 「매창집」, 남원의 조선시대 여류시인 김삼의당, 고창의 신재효 판소리 여섯 마당 등이 전북을 한국문학의 중심축으로 이끈 불멸의 명작들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니라 ‘춘향전’이라는 학설(연세대 이윤석 명예교수)이 제기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소중한 문학의 유산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누군가의 서재에서 또는 폐지로 전락되기도 하며 세월이 흘러갈수록 분실되고 훼손되어 일실(逸失) 위기에 놓여 있다.
전라북도는 전북문학관 부지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169억7000만 원을 투입하여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을 재 건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토록 자랑스러운 전북의 문학적 자산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문학을 창출하기 위해 이제라도 체계적인 전북의 ‘문학사료 아카이브 구축’이 절실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에 개관한 도내의 문학관들이 지역의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보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라북도문학관> 을 비롯해 전주의 <최명희 문학관> , 군산의 <채만식 문학관> , 익산의 <가람문학관> , 남원의 <혼불문학관> 과 <남원고전소설문학관> ,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 , 고창의 <미당 시문학관> , 부안의 <석정문학관> , 무주의 <김환태문학관> 등이 그것이다. 김환태문학관> 석정문학관> 미당> 아리랑> 남원고전소설문학관> 혼불문학관> 가람문학관> 채만식> 최명희> 전라북도문학관>
문학사료 아카이브는 우리 삶의 곳곳에 뿌리내린 광범위한 문학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다. 단행본과 잡지, 신문 등 문학 작품의 공식적인 출판물은 모두 수집·보존해야 한다. 작품이 아닌 작가의 측면에서 육필원고, 일기, 편지, 이력서 등이 자료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자료 구축을 위해서는 기증품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신규 자료를 구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일이 ‘예산 확보’와 ‘전문 인력의 확충’ 문제다. 자료 수집은 구입의 방법으로 수집하기에는 매우 까다롭다. 이것은 희귀 자료를 많이 소장한 장서가일수록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평생 동안 자료 수집에 매진해온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예산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료 소장자가 매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아카이브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확충’이 다. 이는 자료의 수집과 보존, 복원의 기능을 전문화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단순히 보관자료 리스트를 작성하는 게 아닌, 자료 분류의 기준 등을 엄격히 설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자료 보존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과거로 눈을 돌려 미래의 비전을 찾을 수 있고 남겨진 역사 유산을 후세에 가치 있게 남기기 위한 전문적 안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체계적인 전북문학 사료 아카이브 구축을 통해 융성했던 옛 백제문화가 되살아나 한국문학의 중심이 되는 전북문학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양규창 시인(남원고전소설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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