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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조장 대권 잡으려는 망상 버려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후보 진영 간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하는 양상은 매우 우려스럽다. 선거의 금기사항인 지역주의 조장 발언까지 등장하면서 사생결단식 대권 경쟁을 펼치는 것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여권 내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지도지사의 백제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 지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때 이낙연 전 대표와의 면담 자리를 언급하며 “이분이 나가서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다. 이긴다면 이건 역사다, 그렇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우리가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됐고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 지사 발언은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호남 후보로는 확장력이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앞서 이 지사는 경북 안동을 방문했을 때도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세상도, 정치구조도 바뀌었다”면서 “오히려 영남 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거 제시없는 영남 역차별 발언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이재명 지사 진영이 이들 발언을 둘러싸고 망국적 지역주의를 증폭시키는 데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이 ‘호남후보 불가론’이라고 규정하고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망국적 지역주의 조장’이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그것도 당내 후보경선에서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듯한 발언과 이를 증폭시키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주의를 부추겨서 손쉽게 세 결집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몰라도 국민통합과 동서화합에는 찬물을 끼얹는 처사다. 이제는 지역주의를 통해 대권을 잡으려는 망상을 버려야 하며 국민이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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