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성에 입성했다.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전북 선수들과 한국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코로나의 위력은 세계를 연일 강타하고 있다. 스포츠와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세계 3번째 경제 강대국 일본이 야심차게 준비한 도쿄 올림픽이 제대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올림픽 이후 바이러스에 의해 연기된 사상 최초의 올림픽. 반갑지 않은 불명예 월계관을 쓰게 된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이 짠한 마음이 들 정도로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올림픽이 짝수 해가 아닌 2021년 홀수 해에 열리는 것도 기이한 첫 번째 현상이다. 이런 흑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번 올림픽은 과연 선진도시 도쿄가 올림픽 주최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대회 진행, 행정 등 모든 것이 뒤죽박죽 혼란스럽다는 평이다.
올림픽 특수는 고사하고 도착한 나리타 공항의 분위기는 한적한 시골 버스 터미널 마냥 휑하고 썰렁한 모습이다. 구름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이전의 지구촌 축제 올림픽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공항이나 도쿄 노른자 거리인 신주쿠 어디에도 외국 선수들과 관광객들을 반기는 예전의 친절했던 일본인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도쿄 시내에 흔한 올림픽 관련 플래카드나 도심 빌딩 숲의 건물 벽, 옥외 어디에도 도요타, 소니, 미즈노 같은 자국 글로벌 기업 광고는 거의 볼 수 없다. 줄줄이 철회돼 올림픽 특수로 한몫 챙기던 기존의 스포츠 마케팅이 완전 실종됐다. 시쳇말로 올림픽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던 대목 장사가 허공에 날아가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도쿄 올림픽 조직위가 죽을 맛이다. 천문학적이라는 역대 최대 적자 올림픽이라는 멍에는 이미 해외 언론에 도배되어 굳이 설명이 필요가 없다.
거의 모든 경기장에서 손님을 받지 않는 무관중이니 입장료 수입은 제로다. 도쿄 시민들과 일본 국민들의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무관심은 무서울 정도다. 지난달 26일 NHK 방송국의 패널로 출연한 전 여자유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당일 경기를 뛴 한 후배 선수를 독려하며 시청자들과 국민들에게 마음속 올림픽 동참을 눈물로 호소해도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시선은 냉담하다. 78%에 달하는 국민들이 반대하는 올림픽을 왜 정부와 도쿄시가 굳이 강행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시가 말 못하는 속사정이 따로 있다. 바로 올림픽에 관련한 사업에는 언제나 ‘갑’ 입장인 IOC와의 기울어진 계약 문제가 주요인이다. 취소시 IOC에 배상하는 위약금만 수십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무관중이라는 악재에도 불구, 선택의 여지 없이 대회를 치러야 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 후쿠시마에서 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건재와 부흥을 세계에 과시하려던 일본의 꿈은 코로나의 심한 몸살로 오히려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기록되는 저주의 올림픽이 되고 있다. 올림픽 1년 연기로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1년5개월이라는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오랜 기간 활활 타오르고 있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한 일본의 부흥은 먼 이야기가 됐다. 도쿄는 두 번의 하계 올림픽을 치르는 아시아의 첫 도시이다.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57년만에 어렵게 개최한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인해 자국민들의 철저한 무관심, 흥행 참패에 최고 적자를 기록하는 쪽박 차는 올림픽, 완전히 실패한 올림픽으로 추락하고 있다. 요즘 뭘 해도 안되는 일본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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