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도로에 칠해진 색색의 선들이 낯설지 않다. 교통사고를 줄이고 초보운전자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된 노면 색깔 유도선은 한국도로공사 윤석덕 차장의 직무발명으로 탄생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중위) 위원으로 우연한 계기를 통해 공기업 직원의 적극 행정을 확인한 필자는 공무원 직무발명제도의 실태를 파악했다. 특히 10월에 열리는 21대 국회 2년차 국정감사를 맞아 정책대안을 도출하기 위해서였다.
‘직무발명’,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 자신의 직무 범위 내에서 발명한 행위를 의미한다. 공무원이 직무상 발명한 것은 발명진흥법에 따라 공무원직무발명이라고 칭한다. 국가는 규정에 의거하여 공무원직무발명 보상제도를 운영중에 있다. 대표적인 지식재산은 특허, 상표, 디자인이다. 공무원직무발명의 절차는 발명된 사항을 지식재산으로 출원하면 국유 혹은 공유재산으로 등록되고 공무원은 직무발명 보상금을 받는다. 해당 지식재산이 민간 등의 제3자로 기술이전 되면 기술이전료의 50%는 소속된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고 50%는 본인에게 배분된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2018년 자체 개발한 수족구 백신 특허 기술을 21억 원에 국내 제약사에 처분했다. 해당 기술은 국내 제약사로 이전되었고 수족구병 백신을 개발하는데 핵심 요소로 쓰이고 있다.
직무발명은 기관과 구성원의 상생이다. 조직 입장에서는 직원의 적극업무 수행으로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며 구성원은 개인의 직무발명으로 특별승진과 상여금 등의 메리트를 얻게 된다.
공무원 직무발명 제도를 현황을 분석해보니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직무발명제도의 운영방식은 달랐고 실적에도 차이가 있었다. 국가공무원 직무발명은 국유특허로 관리하며 사업화 등을 정부가 지원해왔다. 지방공무원 직무발명은 각 조례에 의해 지자체의 공유재산으로 관리되다 보니 공통기준과 체계적인 지원제도의 불비로 비활성화됐다.
직무발명 등록 보상의 경우에도 재정 여건이 좋은 서울은 특허 등록자에게 200만 원을 지원했지만 대전·강원·충북·충남·경북은 50만 원에 불과했다. 실용신안은 광주 120만 원, 경북은 30만 원으로 편차가 컸다. 디자인도 광주는 80만 원, 충남은 20만 원에 불과했다.
처분 및 기술화 건수도 광역지자체 간 격차가 컸다. 서울의 경우 작년 한 해 14건의 통상실시권을 민간에 이전했으나, 해외나 민간으로 1건도 이전하지 못한 광역지자체가 7곳이나 됐다.
발명진흥회 등 특허청의 수탁기관을 통한 기술거래 지원이 국유특허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방공무원은 지식재산의 처분과정에서 전 과정을 당사자가 처리해야만 한다. 삶의 현장에서 주민과 동거동락하는 지방공무원들의 직무발명이 활성화되고 상시화돼야 주민 생활의 질도 높아지며, 고급 기술로 처분이 된 지식재산은 지방재정의 세수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필자는 지식재산 주무기관인 특허청에 지방공무원의 직무발명 특허가 활성화되도록 정부 차원의 공통기준 등 제도적 장치 마련과 지방공무원의 직무발명 처분을 특허청 수탁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할 것이다.
묵묵히 헌신하며 끊임없이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공무원의 열정과 땀이 직무발명이라는 꽃을 피워 ‘제2의 색깔 유도선’이 전국 지방에 고루 퍼지기를 기대한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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