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하천관리 일원화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 극복을

황규남 전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황규남 전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황규남 전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중국은 두 달간 이어진 홍수로 이재민 6천만 명이 발생하였고, 우리나라도 54일간의 최장기간 장마와 역대 2번째로 많은 강우로 인해 용담댐 등 5개 다목적댐 하류 지역에 농경지 침수 등 대규모 수해(水害)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1년간 수해 원인조사 용역을 통해 ‘댐-하천 연계 홍수관리 미비’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수해가 발생하였다고 금년 8월 최종성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수해를 계기로 국토부에 남아있던 하천 시설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하천관리 일원화’ 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부터 완전한 ‘하천관리 일원화’가 시작된다. 필자는 하천관리 일원화에 대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물관리 구현을 위해 아래와 같이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현재 상태를 고려한 현실적인 댐과 하천의 연계관리가 필요하다. 댐은 200년 빈도로 계획하는 데 반해 하천의 경우 50~200년 빈도로 계획되다 보니 댐 방류량을 하천이 감당하지 못해 침수피해가 발생한다. 하천에 맞춰 댐 방류량을 줄이면 수위 상승으로 인해 댐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반대로 댐에 맞춰 하천 계획빈도를 상향하거나 정비할 경우 천문학적인 예산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구조적 대책으로는 댐 직하류의 취약시설을 우선 정비하고, 현재 하천의 홍수방어능력을 고려하여 댐 방류량 등 운영방법을 조정하는 비구조적 연계 운영체계를 함께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유역 단위 물관리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국가하천 대비 예산이 부족하고 정비율이 낮아 재해가 빈번히 일어나는 지방하천의 경우 일원화 이후에도 여전히 지자체 사무로 남게 된다. 즉, 지방하천은 지자체 관할 행정구역 단위로 분절되어 하나의 물줄기가 상류와 하류, 좌측과 우측으로 나누어져 관리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 1월 15개의 지방하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되어 통합관리 체계가 일부 마련되고는 있으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지방하천의 정비, 운영 및 유지관리 등 업무 프로세스를 지자체 행정구역이 아닌 유역 단위로 공간적 범위를 재설정하고, 단계별 업무 특성과 전문성에 맞게 정부-지자체 등 기관 간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과학적 물 재해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는 강우예보가 발표되면 댐 방류 시행 여부, 하천 특정 지점의 수위 상승 등을 예측하여 국민에게 통보되는 수준이다. 즉, 하천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국민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언제, 얼마큼 물이 차는지, 대피는 해야 하는지 등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강우예보부터 관측, 홍수분석, 침수해석, 수위별 위기경보 및 행동요령 등 재해 예방을 위한 일련의 업무가 하나의 프로세스로 관리되는 ‘One-stop 물 재해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하천 중심이 아닌 국민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내년은 하천관리가 일원화되는 첫해다. 과거와는 다른 유역 물관리 기법과 체계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작년과 같은 수해가 재발되지 않아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지자체 단독이 아닌, 전문기관, 민간 등 집단지성이 기후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진정한 의미의 통합물관리 실현이 되기를 바라며, 이와 관련된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 /황규남 전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