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규 남원청년문화희망포럼이사장 · 법학박사
 
   천년고도 남원이 서남대 폐교, 저출산, 초고령화로 인해 지방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남원인구는 1965년 18만7965명에 달했으나 타시도로 인구 유출이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 8월 기준 7만9933명에 불과할 정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최근 5년간 19세 이하 인구는 매년 3.7%씩 감소하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매년 4.6%씩 늘어나고 있다. 지방소멸과 인구감소 문제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닌 눈앞 현실의 문제가 되었다.
일본의 관료출신 정치인 마스다 히로야는 “지방소멸”이라는 저서에서 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인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도시와 지방에 대한 위험을 지적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가임기에 해당하는 젊은 여성인구인 20세~39세 여성인구를 65세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이다. 20-39세 여성인구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보다 적은 경우에는 그 지역은 인구가 감소하는 위험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또 20-39세 여성인구가 65세 고령인구의 절반 미만일 경우 소멸위험이 보다 크게 된다. 우리나라의 2020년 5월 기준 지방소멸위험단계로 진입한 시·군·구는 105곳에 이른다.
남원시의 2021년 8월말 기준 65세이상 인구는 2만3083명이다. 20세~39세의 여성인구는 20대 3천283명 30대 3천3명 총 6천286명으로 소멸위험단계를 지나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낮은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인구감소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소멸고위험단계에 진입하면 도시재생은 매우 어렵게 된다. 2020년말 기준 지방소멸고위험에 속하는 전남 곡성군과 전북 임실군 등이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남원 인구의 급감은 서남대 폐교와도 관련이 깊다. 2018년 2월 서남대 폐교 이후 학교주변의 원룸과 상권은 초토화 되었고 관계자들은 모두 떠났다. 일부 원룸에서는 가축을 기르기도 하고 학생들을 상대로 영업했던 곳은 모두 폐업했다. 식당, 당구장, 커피숍, 복사가게, 피씨방, 문구점 등등 서남대 주변의 가게는 문을 열고 있는 곳이 없다. 대출을 받아 상가나 원룸을 건축한 주인들 중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 학교는 생활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돼버렸다. 남원시내에서는 젊은 청년들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저녁 8시가 넘어가면 도시는 암흑으로 변한다. 현재 무너져 가는 남원의 모습이다.
올해 6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시행됐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는 행안부장관이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할 경우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시·도지사와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지정된 인구감소지역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통·상하수도시설 등 기반시설 설치, 학교·문화시설 설치, 농림·해양·수산업 생산기반 확충, 노후주택 개선 등의 지원을 할 수 있게 돼 있는 것이다.남원시에서도 국가균형발전법에 따라 지방소멸을 이겨낼 수 있는 있는 행정적, 제도적 방안마련을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한국사회는 부동산, 교육, 일자리, 세수확보, 복지정책, 소득양극화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당면한 지방소멸을 남원시와 시민, 관계부처는 모든 역량을 모아 극복해 내기를 바란다. /김대규 남원청년문화희망포럼이사장 ·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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