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징어 게임과 인구감소지역의 살아남기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대흥행을 일으키며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한 글로벌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오징어 게임’은 83개국 중 8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데스 게임 소재의 풍자극인 ‘오징어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신드롬에 빠진 건 지금 우리 사회 현실을 이 드라마가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2년여 가까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빈익빈 부익부는 전 세계적으로 심화됐고, 양극화는 글로벌 사회를 관통하는 중요한 화두가 됐다. 2021년 9월 등장한 ‘오징어 게임’은 재미 삼아 하던 어린아이 놀이에 ‘부’와 ‘생존’이라는 양날의 검을 끼워 넣었다. 나락으로 떨어진 인생을 바꿀 일확천금의 기회는 ‘경쟁’이라는 징검다리를 통과해야만 쟁취할 수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흥미로운 콘셉트의 조화, 여기에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메시지를 투영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해외 언론 반응도 뜨겁다. 한국에서 ‘오징어 게임’이 흥행을 하게 된 건 불평등·빚·극단 경쟁 등 지금 우리 한국 사회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월 18일 인구감소지역 89개를 지정·발표하였다. 경기·인천 각 2개를 제외하면 나머지 85개가 비수도권 지역이다. 전라북도도 14개 시군 중 10개가 포함되었다. 자연적 인구감소, 사회적 이동 등 자치단체의 복합적인 인구감소 원인을 고려하여 설계된 ‘인구감소지수’를 개발하여 정부 최초로 인구감소지역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수도권은 날로 비대해지고 비수도권은 고사직전이다. 2020년에 수도권 거주자가 비수도권 거주자를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수도권으로 인구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5월 기준 228개 시·군·구 중 36곳(15.8%), 3,553개 읍·면·동 중 1,067곳(30%)이 소멸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위험지역으로의 진입은 큰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고령층·초고령층 중심 사회가 돼 공동체의 인구 기반이 점차 소멸될 것으로 예측하는 단계다. 정부는 지역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대해서는 매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집중 투입하고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보다 더 강화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고향사랑기부제’도 시행된다. 인구감소지역 지정과 지원을 통해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목숨을 건 경쟁 게임이다. 모 아니면 도이다. 공정한 경쟁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기회와 과정이 모두 공정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약자는 항상 패자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지방자치가 되기 위해서는 자율과 경쟁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골고루 건강해야 한다.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활력이 넘쳐야 진정한 국가발전이 되는 것이다.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지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구감소지역의 살아남기는 오징어 게임이 아니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