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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는 없다

양복규 동암학원 이사장 · 명예교육학 박사

양복규 동암학원 이사장 · 명예교육학 박사
양복규 동암학원 이사장 · 명예교육학 박사

어느 임금이 대신들을 모아놓고 “국가와 백성들을 위하여 가장 좋은 글을 써서 올려라”했던바 수십편의 글이 올라 왔다. 다시 대신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많은 글을 백성들이 언제 다 보고 실천하겠는가”라며 최대한 축소를 강조했지만 그래도 많아서 몇차례 축소를 반복한 결과 ‘공짜는 없다’로 결론이 되어 임금은 ‘좌우명’으로 삼아 부국강병으로 성군이 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관료들은 사불삼거(四不三拒)를 불문율로 지켰는데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네가지(四不)는 부업을 하지 않고, 땅을 사지 않고, 집을 늘리지 않고, 재임지의 특산물을 먹지 않았다.

풍기군수 윤석보는 아내가 시집 올 때에 가져온 비단옷을 팔아서 집옆의 채소밭 한 뙈기를 산 것을 알고, 다음날 사표를 내고 샀던 밭은 토지가 없는 동네 사람에게 돌려주었다.

꼭 거절해야 할 세가지(三拒)는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 청을 들어준 답례, 경·조사의 과한 축·조의다

요즘 고관대작들의 임용시 반드시 거쳐야 할 청문회장을 보면 사불삼거는 고사하고 세금탈루, 병역면제, 자녀문제, 부정소득 등 형언할 수 없는 의혹들이 폭로된 것을 보는 국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분개심마저 치솟을 것이다.

한(漢)나라 때 왕밀(王密)이 자기를 창읍고을 원으로 추천해준 양진(楊震)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창읍에서 하룻밤을 자게된다는 말을 듣고 왕밀이 밤에 황금 10근을 들고 양진의 숙소를 찾아가 주려고 하자 양진이 “나는 자네를 알고 창읍 원으로 적극 추천까지 하였는데 자네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가?” 라며 받지 않았던 미담(四知)이 전해오고 있다.

미국 메인주지사(우리의 도지사)의 부인 앤르페이지씨가 주지사로 있는 남편의 연봉(우리 돈 1억400만원)으로는 가정생활이나 자녀의 교육비가 많이 부족하다며 부수페이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리스 임무를 수행하면서 즐거운 알바를 하고 있는데 기자가 찾아가서 소감을 묻자 자가용 한 대를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미국이 세계를 도와 주면서 사는 것도 고관대작들이 청렴결백 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조 중종 때에 청백리로 녹선된 허백당 김양진도 공짜로는 찬물 한 모금도 먹지 않은 품성이며, 선정을 했던 인물로 전래되고 있다. 그가 전라감사직의 임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에 말 뒤에 망아지 한 마리가 따라 왔다. 이를 본 허백당이 측근에게 물었다. “내가 전라감사로 부임할 때에는 망아지가 없었는데 지금 갑자기 보인즉 전주에서 생겨난 것 아니냐”“예 그렇습니다.”라고 측근이 대답하자 “그렇다면 이는 전주 감영의 물건을 내가 어찌 갖고 가겠는가”라며 측근을 시켜 돌려주었다.

최근에 성남시 대장동개발 사건에서 우리 사회의 지도자급들인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되었지 않는가 하는 의혹들이 매일 대서특필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2년 가까운 동안 악독한 전염병인 코로나19에 시름하고 있는데 십억, 백억, 많게는 몇천억 원을 운운하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을 지경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을까? 왜 인간 생활에서 공짜가 없다는 것을 모르고 국민을 속이려 하는가! 자숙하고 자백하여 천추에 역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양복규 동암학원 이사장 · 명예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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