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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역대급 철새가 나타났다

이덕춘 변호사
이덕춘 변호사

모든 생명체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고 살아간다. 자신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일정한 서식지가 있다. 새들도 그렇다. 주택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나 까치도 일정한 보금자리를 두고 살아간다. 그런데 어떤 새들은 유독 생존에 유리한 곳을 찾아 빈번히 서식지를 옮겨 다니기도 한다. 이런 새를 우리는 철새라고 부른다.

그런데 새들만 이런 경향을 보이는 건 아니다. 정치인 중에도 자신의 입지와 유불리에 따라 자리를 쉽게 옮기는 사람을 철새라 비유하는데 이런 일이 엊그제 전북에서 발생했다.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일반적인 상식과 도의에 어긋나는, 지역민의 의사를 깡그리 무시하고 신의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행위였기에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제 전북에서도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역대급 철새가 나타났다. 가히 전국구 철새라 할만하다.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입당을 저울질하며 기웃거리다 이번에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국회의원 이야기다. 국회의원의 기본책무는 지역구 주민의 뜻을 존중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국회의원이 지역민을 대표하는 대의제시스템에서 지역의 주권자는 주민이고 응당 지역주민의 의사를 대리인인 국회의원은 따라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의원이 입당의 변으로 밝힌 지역민이 원하는 익숙하고 쉬운 길을 놔두고 더 어려운 길인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지역구도와 편 가르기 극복을 운운하는 말은 지역민의 뜻을 저버린 변절자의 치졸하고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차라리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한 유력한 야당후보에 줄 서서 한자리 제대로 챙겨 보려 했다는 말이 좀 더 솔직하고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아도 남원, 임실, 순창 지역민이 원하는 대선후보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선택이다. 호남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야당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 지역민의 뜻에 반하는 야합이고 개인의 욕망과 권력욕을 추구하는 천박하고 파렴치한 행위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 의원의 국회의원 출마 1호 공약이 민주당 복당이었는데 지역주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이런 정치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은 마음은 얼마나 기가 차고 속상할 것이며 느끼는 배신감과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는 너무도 분명하고 뚜렷해 보인다.

그러나 지역민의 뜻을 저버린 이런 배신행위와 구태정치가 전북에서 출현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아쉬움이 있다. 호남지역을 확고한 기반으로 맹신하지 말고 지역정계에 새바람을 일으켜 이런 철새정치인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쇄신했어야 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이제 정치공학적 이해관계에만 몰두하는 이런 정치인이 발도 붙이지 못하도록 전라북도를 공정의 가치와 원칙이 실현되는 건실한 정치적 토양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정치는 무엇보다도 명분과 원칙이 중요하다. 모든 일은 상식과 절차에 맞게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라북도의 정치생태계도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더욱 깨끗해지고 투명해져야 한다. 그리고 전북도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기성정치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정치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새로운 인물도 키워야 한다.

전북도민으로서 전북에 역대급 철새가 나타나는 안타깝고 굴욕적인 상황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변호사 이덕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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