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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운의 미래,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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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80년대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 90년대 IMF 사태와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큰 역경 속에서도 계속 생존해 왔으나 수많은 국적선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해운은 글로벌 경기변동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반복되는 위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고 더 나아가 이를 기회삼아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해 나갈 수 있을지에 우리 해운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운산업도 주식이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낮을 때 투자해서 호황기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원칙은 동일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선사들은 선가가 높을 때 선박에 투자하고 불황기에 처분하는 악순환적인 투자를 반복하면서 2017년 당시 세계 7위의 대형 국적선사가 사라지는 불행한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국적선사들이 선가가 낮은 불황기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원인은 대규모 금융 조달이 어려웠고, 과학적인 해운시황 정보에 기반 한 합리적인 선박투자 시기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민간부문의 풍부한 자금 유동성이 선박 투자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프랑스나 일본 등이 자국 투자자들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중인 ‘조세혜택을 통한 민간금융 확대’와 같은 선진 금융기법이 도입된다면, 우리나라 해운금융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우리 선사들이 선순환 선박투자 사이클에 올라타면서 국민 경제에 더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해운시황 변동에 대한 정확한 경기 예측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시장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적시에 전달하고, 각종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로 제공함으로써 국적선사의 경기변동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빅데이터 기반의 해운정보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산업의 번영을 골고루 누리는 우리 해운의 미래를 위해 중소선사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대형선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IMO 온실가스 감축규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등 해양환경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중소 선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어 정부와 공사도 우리 해운선사들이 서로 도우면서 발전할 수 있는 상생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내일을 책임질 미래 세대들에 대한 투자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공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선장이 되어 바다를 항해하는 꿈을 가상현실로 체험하는 직업체험관 시설을 운영 중이며 이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대학생들을 위한 해운금융과 항만물류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전문 인재들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머스크, MSC 등 상위 5개 선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65%까지 상승하는 등 글로벌 해운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 해운도 적극적인 금융 지원에 힘입어 시황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전환하며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민간금융 저변확대, 해양지식산업 활성화 등을 통해 해양환경규제와 디지털 전환 물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해상물류의 중심이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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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산업 #국적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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