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관군과 의병이 왜군의 진격을 막아내 곡창 호남을 지킨 역사 현장 웅치전적지의 국가사정 지정이 일단 불발됐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13일 웅치전적지 국가사적 지정 심의에서 예상과 달리 보류 결정을 내렸다. 전북도와 완주군·진안군은 지난해 9월 전라북도기념물 제25호로 지정돼 있는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와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 일대의 웅치전적지를 국가사적으로 승격해 지정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공동으로 신청했다. 지자체와 지역의 학계, 언론 등은 지난 2017년부터 웅치전적지 국가사적 지정을 위한 학술대회, 발굴조사, 지표조사, 주민공청회 등을 추진하며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협력했다. 하지만 심의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일단 전북도는 빠른 시일 내에 문화재위원회에 국가사적 지정을 재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너무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서 보류 결정은 자주 있는 일이다. 보다 철저한 자료 준비와 지정 근거를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해온 전북도와 완주군·진안군이 더 치밀하게 준비해 사적 지정을 재추진한다면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사적 지정 재추진 과정에서는 이번에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적한 전적지 범위 축소 조정 및 사료 보강 등 치밀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웅치전투는 임진왜란 초기인 1592년 웅치 일대에서 전라도 관군과 의병이 곡창지대 호남의 수부인 전주로 침공하려는 왜군에 맞서 싸워 승리한 전투로, 호남뿐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순신 장군의 어록에 있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라는 문구도 웅치전투와 관련이 깊다. 임진왜란에서 웅치전투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하지만 다른 전투에 비해 그 의미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진안 부귀면에서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선열들의 호국정신을 선양하는 웅치전투 순국선열 추모제가 해마다 열린다. 왜군에 맞서 나라를 지킨 선열들의 호국혼이 깃든 웅치전적지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선열들의 호국정신을 선양하고, 전북의 자긍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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