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전주시, 보호수·노거수 체계적으로 관리하라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정문 옆에 우뚝 서서 전통도시의 가을을 물들여 온 25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다. 도시의 중심공간에 뿌리를 내리고 관광객들을 맞아 온 이 고목은 지자체가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해 관리해야 하는 ‘보호수’다. 그런데도 이 나무는 보호수임을 알리는 팻말을 빼고는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했다. 경기전 정문 앞이 주차장으로 사용될 때에는 차량 매연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고, 이후 주차장 부지가 광장으로 바뀌면서는 지자체가 만들어 놓은 생육공간이 너무 좁아 정상적인 생장을 하지 못했다. 지자체가 보호수로 지정해 놓고도 제대로 된 생육환경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다. 전주시의 부실한 보호수 관리 실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보호수는 ‘산림보호법’을 근거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거나 고사·전설이 담긴 노목(老木)과 거목(巨木)·희귀목(稀貴木) 등을 대상으로 도지사가 지정하고, 시장·군수가 관리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지자체가 보호수 및 노거수 보호·관리 조례를 제정해 지역의 소중한 수목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 11월에야 의원 발의로 ‘전라북도 보호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보호수는 역사·문화·정신적 가치를 가진 지역의 유산이다. 하지만 그동안 지자체의 관심 부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은 노거수(老巨樹)는 상당수가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주위에 안내표지판과 펜스 설치, 병충해 구제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만 노거수에 대해서는 이런 조치도 없다. 전주에서는 시민단체가 수년전부터 지역의 노거수 실태를 직접 조사해 보호 대책을 호소해왔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마을공동체를 지켜오면서 지역의 살아있는 역사를 간직한 보호수와 노거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게 우리 세대의 사명이다. 우선 전북도와 각 시·군이 보호수 및 노거수 일제조사를 통해 수목자원의 현황과 관리실태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노거수의 생육환경을 개선하고, 보호가치가 높은 노거수는  보호수로 지정해 보다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야 할 것이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