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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주목되는 전주시의 연말 '예산털이' 근절

전주시가 연말 보도블록 교체로 대표되는 낭비성 예산 집행을 근절키로 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연말 불필요한 보도블록 교체 공사 등 낭비성 예산집행 사례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연말이면 반복되는 예산 몰아쓰기 관행을 지적한 것이다. 아주 잘한 일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해마다 연말이면 고질적으로 예산 털이를 위해 긴급하지도 않은 사업을 벌이는 관행이 있었다. 멀쩡한 보도블럭 교체 말고도 긴급입찰을 내고 북카페 도서 구매나 취약계층 가정용 공기청정기 등을 구입한 예가 그렇다. 일부 교육청은 연말에 관내 학교 사물함과 책걸상, 칠판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의 예산집행 실적이 저조할 경우 다음해 예산이 삭감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우 시장의 주문을 다른 공공기관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실제로 정부나 자치단체들은 연말이면 미처 쓰지 못한 불용(不用)예산 집행을 독려하곤 했다. 특히 선거 때면 경제성장율을 높인다든지 공약사업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돈을 풀었다. 불용예산은 사업의 성격에 따라 제때 집행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토지보상·입찰계약 등 어려운 과정으로 인해 예산집행이 부득이 늦어진 경우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용예산을 소모하기 위해 보도블록을 뜯어내는 일 등은 없어야 한다. 물론 이에 앞서 예산안 수립과정을 면밀히 살펴야한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일단 세운다든지 사업을 부풀리는 경우가 있어서다. 지방의회도 관리감독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올해 전북도와 14개 시군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23.8%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낮다. 그 중 전주시가 24.5%이고 진안군은 6.4%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치단체 파산제도가 없어 망정이지 진작 파산했어야 마땅하다. 이처럼 곳간이 비어 있는데 세금을 허투루 쓸 수는 없다. 내 호주머니 돈이라면 그렇게 낭비하겠는가.

우 시장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각 실국별로 가로수 간판 가림, 화단 위치, 청소, 시내버스 노선 등 시민들의 불편 민원을 전반적으로 되짚어 해결·관리하고 내년 제도개선에 반영할 것도 요청했다. 민생현장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연말 예산털이 근절에 나선 전주시를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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