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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KCC이지스의 연고 이전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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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필자는 전북현대의 거의 모든 홈경기를 직관하고 늘 응원하는 팬이다. 그리고 서울, 대전, 광주를 오가며 야구 직관을 즐기는 야구팬이기도하다.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이 취미인 프로 스포츠 구단의 팬이다 보니 KCC이지스의 연고 이전은 전주 시민으로서의 안타까움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갑자기 연고이전을 한다면 어떨까라는 측면에서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종목의 경우 보통 연고 이전 이야기가 나오면 해당 프로팀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는 한다. FC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지면에 이러한 표현을 쓰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으나 이들은 2004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 시절에 모기업인 LG그룹 측이 기존 연고지인 안양시를 떠나 서울특별시로 연고지 이전을 한 이후 ‘북쪽의 패륜’이라는 뜻의 ‘북패’라는 멸칭을 가지게 되었다. 야구에서는 현대유니콘스가 2000년 현대그룹이 일방적으로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를 인천광역시에서 서울특별시로 이전하면서 인천, 경기지역 팬들이 실망감에 빠지게 했던 사건 역시 존재한다. 

이렇게 축구와 야구에서는 한 두 번만 일어나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구단은 팬들의 질타를 받는 반면, 농구는 비교적 연고지 이전에 자유로운 편인지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지금까지 연고지가 같은 팀은 원주 DB, 창원 LG, 안양 정관장(전 KGC인삼공사)뿐이라고 하니 오히려 연고 이전을 경험하지 않은 팀을 찾는게 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잦은 연고 이전은 대다수의 프로농구 구단이 지방 도시를 연고지로 삼으면서 수도권에 훈련과 합숙시설을 갖춰놓고, 홈경기가 열릴 때만 연고지를 찾다 보니 지역 정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KCC이지스 역시 선수단의 훈련장이나 숙소, 구단 사무국까지 전부 전주가 아닌 경기도 용인에 있고, 경기만을 전주에 와서 하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BL은 2017년 6월 연고지 정착제를 발표하면서 2023∼2024년 시즌 전까지 연습장과 홈구장을 같은 지역에 두게 했다. 

KCC이지스가 들고 있는 연고지 이전의 이유는 체육관 건립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전주시와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고, 전주시는 농구단 측이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연고 이전을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은 평행을 달리고 있고, 팬들은 KCC이지스가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나 약속한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점을 이유로 이전의 책임은 전주시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의 안일한 대응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전주시의 탓이 아니라는 그런 옹호를 위해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응원하는 팀의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팬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KCC이지스는 2001년부터 전주를 홈으로 하며 3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22년간 전주에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단장의 “22년간 응원해주신 전주 팬들에게 가장 죄송한 마음”이라는 말 한마디로 시즌 개막 한 달 여를 앞두고 갑자기 연고지 이전이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이별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싶지만 그래도 전주시민과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며 이별했어야 한다. 그들의 입장표명에는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충분한 사과가 없다. 그리고 체육관과 관련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말의 반복 뿐 그 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 역시 없다. 이 점 역시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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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롬 #새벽메아리 #KCC이지스 #연고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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