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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자도 기획 기고> 지방과 지방대학을 살리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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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진 교수(순천향대 행정학과)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저출산이다. 이는 지역적으로 지방소멸과 지방대학의 붕괴와 연결이 된다. 전북 지역은 특히 이러한 문제의 최전선에 있으며, 14개 시·군 중 10개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13개 지역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미래 20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 대학 중 약 50%만이 존속할 것으로 예측되며, 전북 지역의 경우 생존율이 30%에 불과한 암울한 전망도 있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구 증가가 절실하다.

 인구를 증가시키는 두 가지 주요 방법은 출산율을 높이거나 이민자를 늘리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7년간 약 32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2006년의 1.13명에서 2022년의 0.78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지역의 인구를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민자를 더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59명으로, 이는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의 출산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정책을 오랫동안 추진해왔으며, 이로써 대부분의 선진국은 전체인구를 증가시키고 생산인구를 확보하며 고령인구 비율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대도시로의 이민자 집중으로 인한 인구과밀, 주택 부족, 환경오염, 인프라 부족, 내국인과의 일자리 경쟁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같은 시기에 지역에 거주하던 청년층의 대도시 이동으로 지역의 인구 고령화와 지방소멸이 더욱 악화되었다. 호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6년에 '지역비자(Regional Visas)' 제도를 도입하여 이민자들을 지방으로 분산시켰으며, 이를 통해 전체 이민자의 약 30%가 지방에 거주하게 되었다. 이로써 대도시의 이민자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도 지방대학의 붕괴 문제 또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지방의 청소년 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의 입학생 수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지역 산업체는 노동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호주는 '지역유학비자(Regional Study Visas)' 제도를 도입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방대학에 유학생을 유치하고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도록 격려하며 해당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호주의 성공적인 이민정책 사례의 공통점은 중앙정부가 이민정책의 일부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한 것이다. 이유는 지방의 문제는 해당 지방정부가 가장 잘 알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북 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서도 지방소멸, 지방대학의 위기, 지역 산업 생태계 붕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이민정책의 수단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는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주도하는 이민정책으로 지방인구의 증가, 지방대학의 활성화, 지역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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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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