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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외친다, 살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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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숙 작가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우리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와, 맑고 높게 보이고 온갖 곡식이 익는 가을철이 되어 농부의 손이 분주하고,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 역시 분주한 틈을 이용해서 김해국제비엔날레 행사에 참여하고 추석 연휴를 놓칠 수 없어 산행을 마음먹고, 민박하면서 평소에 가지 못한 산을 찾아다녔다. 

누구나 바쁘게 살아온 삶의 한 페이지마다 사연이 있고,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며 행복을 노래했고, 때론 좌절하고 낙망하여 방황도 하고, 하늘을 향하여 목청껏 울부짖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얼룩진 눈물 자국은 세월이 덧없이 흐르고 있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아픔과 상처는 삶의 도전에 후원자가 되었고, 그러므로 세월과 함께 끝없이 달려가고 있으며, 오늘 하루도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있지 않을까? 인생 살다 보면, 낙화유수(落花流水)와 같아서 세월이 흐르면 몸도 약해져 보잘것없이 쇠해져 가고,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물러날 때가 있는 것이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욕심부리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요즘 자연이 몸살을 앓고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 인구는 자꾸 줄어만 가는데, 조금 편리하게 살겠다고 자연을 희생시키고 있다. 10여 일 동안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터널이 왜 그렇게 많은지, 가는 곳마다 터널을 지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산허리를 잘라 뻥뻥 뚫린 도로, 저들의 살을 깎고 핏줄을 끊어가면서 편하게 살겠다고, 희희낙락(喜喜樂樂)하며 떠드는 동안, 살 곳을 잃어가는 저들은 울부짖고 있다.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길을 잃고 신나게 달리는 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는 가엾은 동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심히 걱정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지저분하게 흘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내가 좋아서 찾아갔으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서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왜 못할까요? 많은 경비를 투자해서 광고도 하고 경고도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가 되었다. 내가 사용한 쓰레기는 자연에 버리지 말아야지, 여기저기 왜 던지고 다니는지, 내 집만 깨끗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져서일까요, 아니면 자기관리가 잘 안돼서일까요, 내 것이 중하면 남의 것도 중하다는 생각을 왜 못할까요,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자연을 사랑하고 아꼈으면 좋겠다. 또 동물들의 먹이를 훔쳐 가는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아니면 그들의 먹이가 맛있어서 훔쳐 갈까요. 저들의 겨울 동안 먹을 양식을 훔쳐 가면 어떻게 되나요. 

문명이 발달 되어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지만, 애완견을 모시고 부모를 버리는 시대에 살면서, 자연을 훼손하고 저들의 안식처를 침범하는 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는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범죄가 늘어나고, 가정이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패륜(悖倫)을 저지르고도 반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회가 되어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동물들이 비참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 노인과 자연이 울부짖고 있는 소리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앞으로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잘 보존하기 위하여, 터널과 도로 확장은 그만하고, 모두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배낭에 잘 담아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금수강산을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

/김종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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