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K-POP) 국제학교, 이 말을 듣는 상당수는 묘한 표정을 짓는다. ‘케이팝’과 ‘학교’라는 단어를 연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다. 케이팝 인력은 하이브나 에스엠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양성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고개를 갸웃하던 이들도 케이팝 국제학교가 왜 필요한지를 듣고 나면 많은 경우 고개를 끄덕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케이팝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 한국문화산업을 견인하면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아왔으며 경제적 효과 역시 인상적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BTS의 발표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가 되었을 때 발생한 생산유발효과는 약 2조 2,324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1개의 케이팝 그룹이 한 산업 분야에 버금가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며 나아가 문화·외교적인 소프트파워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케이팝은 산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케이팝 시장은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어두운 면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 부재로 따른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 케이팝 교육은 주로 민간에서 필요에 따라 수행되므로 공공성 관점의 접근이 부족하다. 그 결과로 연예인 자살, 우울증, 기타 그 밖의 심리 문제 등 사회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직무 특성상 청소년 시절에 집중하여 교육받는 아이들은 공교육과 괴리된 상태에서 산업자원으로 훈련된다. 많은 경우 학교에 나가지 않게 되고, 이는 진로를 변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학력 문제로 이어진다.
인재 양성이 전적으로 민간에 의존하여 지역 및 국가 발전에 연계되기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이다. 시장의 성장은 철저히 민간의 수익성 논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문화정책을 체계적으로 진흥하기 어렵고, 시장 변화에 따라 취약점을 노출하는 등 지속성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국가 차원의 경쟁력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공교육 차원에서 케이팝 국제학교를 설립하면 어떤 기대효과를 바랄 수 있을까? 먼저 공교육이 가지는 장점으로, 보통교육에 기반한 전인교육을 통해 산업 내 인재의 안정적인 성장과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소수가 전체 자원을 독점하게 되는 문화산업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중도 이탈자가 제2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역과 국가 측면에서 연계성 있는 발전계획을 구상한다는 점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특히 지역적 관점에서는 기관 유치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이 중요하다. 케이팝 국제학교에 외국인 청소년이 유학을 오면 그 가족이 따라오게 되어 생활인구 확대와 기반 시설 확충이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며 창작하는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서 서로의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케이팝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교육모델을 고도화하여 수출한다면 국가 문화경쟁력 증진은 물론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케이팝국제학교는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각종 교육 관련 법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 관련 규제를 해소하는 과감한 특례가 절실한데, 전북특별법 개정안에 담긴 케이팝국제학교 특례에 대한 정부 부처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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