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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젊은 날의 사진-이세재

이거 우리 딸이고만

곱기도 허다

망헐 년

시집가더니 한 번도 안 와

 

늙지도 않고

부자로 잘 산디야

아이고 곱기도 허다

망헐 년⋯⋯

이 사진을 보고 

치매 깊으셨던 할머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당신의 처녀 적 사진인데

 

△ 읽을수록 마음이 아린다. 흐릿한 기억에서 방황하는 눈동자에 눈물이 강물처럼 흐르는 듯 목메인다. 시인은 이 시를 완성할 때까지 얼마나 할머님을 불러보았을까. 생각만 하여도 내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루를 산다는 것은 괴롭다. 아프다. 곱디고왔던 내가 허공을 나는 새처럼 날개를 젓다가 제집을 잃고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상상은 무섭다. 어느 누가 할머니의 기억을 훔쳐 간 걸까. 시간일까. 외로움이었을까./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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