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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서학동-진채란

경사진 언덕바지

햇볕 좋은 골목이 있었다

 

그 언덕 왼쪽 자락에 핀

보라 제비꽃을 좋아하던 옛 소녀

누굴 찾는 걸까,

골목 어귀를 서성인다

 

그날 불었던 서풍이

소녀의 볼을 물들였을 석양이

뭇별 쏟아지던 밤이

어디론가 가고 없다

 

이미 시들어버린 제비꽃,

서성거리던 소녀 말없이 돌아선다

골목을 빠져나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 화자는 발에 밟힐 뻔했던 보라색 제비꽃이 골목 어귀를 서성이다가 빠져나간 서풍에 양 볼에 물들었다. 보라색이 온통 골목을 물들였을 것이다. 나를 생각해 달라는 무언의 색이라고 말해도 될까. 청초한 꽃에 대한 고백이 솔직하다. 꽃바람이 소소리바람처럼 매서울 때도 있지만 뱃사람들이 갈바람이라고 부른다는 서풍이 봄에 오셨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문은 서학동 골목에 핀 제비꽃이란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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