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1:35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타향에서
외부기고

나의 연잎 사랑

image
김종숙 작가

잠시 왔다가는 세상 헛되고 헛된 것인 줄 알고 있지만 나의 짧은 생각과 욕심은 언제나 실망을 안겨주었다. 모든 것을 믿고 생각이 앞서다 보니 생각과 결과가 너무 다르다. 완전함을 꿈꾸던 고집과 아집 때문에 따라오지 못하는 생각과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올라 혼자 우는 시간이 많이 있었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고 나 자신을 탓하며 내려놓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담금질하여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인내하면서 비움의 미덕을 배우고 있다. 또한 나는 연잎의 겸손을 배우고 사랑한다. 물방울이 채워지면 자연히 흘려보내고 또다시 새로운 물방울로 채운다.

나는 연꽃을 무척 좋아한다. 깊은 수렁에서 피어나는 연꽃을 바라보며, 때 묻지 않은 고고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내 모습을 비추어본다. 혼탁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앞만 바라보는 숭고한 자의 뒷모습을 유유히 밟아 본다. 커다란 연꽃은 흙탕물 속에서 피어난다. 다시 말하면 어떠한 어려움도 굴하지 않고 큰 꽃이 피어날 때까지 과정은 우리 삶의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때가 되면 꽃잎이 하나하나 낙화하여 제 모습을 감추어버리고 열매만이 남겨놓고 세월이 지나면 땅에 떨어지고 세월이 흐르면 또다시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므로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쁨과 행복을 준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슬픈 마음이다. 진흙탕에서 함께 뒹굴며 서로 험담하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분열을 일삼고, 주인의식 없이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고집과 아집을 버리지 못하고 분란만 일삼고 있다. 한 주인을 섬기지 못하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일삼는 파렴치한이 많아졌다. 눈을 뜨면 탈당이네, 신당 창립이네, 누가 누구를 헐뜯고 투기하는 모습은 조선시대 당파싸움과 조금도 다를 게 없는, 변화되지 못한 시대의 흐름에 환멸을 느끼게 한다. 정책은 젊은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폐쇄적이고 타락한 일상에 젖어 범죄만 늘어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마음 놓고 아이들이 자랄 수 없는 범죄 국가로 전락 되어 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윗사람들 눈치 보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꿈을 펼치고 할 말을 하고 전진해 나가는 당당한 젊은이가 되었으면 한다. 물론 윗사람들이 문제이지만. 피어나는 새싹을 짓밟아 자라지 못하게 하고, 젊은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사람답지 못하는 윗사람이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말로만 선진국이면 무엇하랴? 똑똑하고 젊은 인재를 키워주고 이끌어주는 정신적인 선진국이 되어야만 국가가 올바르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 

지저분한 세상에 굴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으며, 연꽃처럼 흙탕물에서도 꿋꿋하고 정결하게 피어나기를 바라며,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존재 이유를 알고, 목표를 정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자신의 가치와 희망을 이루어 가기를 바란다. 사회지도층이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욕망과 권력을 앞세우기 전에 떳떳하고 당당하여 사회가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넉넉하고 훈훈한 사회를 이루어 가기를 바란다. 윗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미련 없이 자리를 비워주자. 새순이 돋아나야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듯이 생동감 있고 진취적인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갈 수 있도록 자신을 비우고, 남들이 박수쳐줄 때 물러날 줄 아는 지혜로운 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지식으로 사는 게 아니라 지혜로 살아가는 것이더라. 

/김종숙 작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종숙 #타향에서 #연잎사랑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