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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그림 한 장 내걸다-표순복

들녘을 노랑 물감으로 칠했던 벼이삭

농부의 마음까지 물드는 그 가을을

나는 숨 쉬듯 마음에 들여 놓는다

 

낙엽이 제 갈 길을 찾아가는 입동

시린 바람이 관절을 꺾어 놓아도

아래로 아래로 은행잎이 노랗게 눕는다

 

환경미화원 두 분

은행잎만큼 노란 조끼를 입고

빈 가슴에 온기를 불어 넣는다

 

마음 밭 일구는 가을에

나는 액자에 노란 그림을 담고 있다

들녘과 은행잎과 미화원 두 분을

눈 안 액자에 실어 마음 벽에 내건다

 

△ ‘훌륭한 예술작품은 그 안에 사람이 들어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역량 있는 시인이 좋은 풍경을 보고 훌륭한 예술작품을 탄생시켰다. 벼 이삭이 노랗게 물든 가을 들녘이 그냥 그림이 될 리 없다. “아래로 아래로 은행잎이 노랗게 눕”는 게 그냥 그림이 될 리 없다. 그 풍경 안에 “노란 조끼를 입”은 “환경미화원 두 분” 덕분에 가을 들판이 한 점 그림이 되는 것이다. 겨울 초입에서 따뜻해지는 “마음 벽에 내”거는 그림은 “환경미화원 두 분”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김제 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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