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사투-조혜전

사마귀가 뱀의 목덜미를

꽉 물고 시간 속으로 떠났다

꿈틀

꿈틀

몸을 비틀며 저항하는 뱀

꼬리를 파르르 떨면서

죄를 털어냈지만

사마귀의 시간은 집요했다

생과

사의 처절한 

시간은

무심하다

 

△ 시인은 몇 달 전 시를 남기고 은하수로 갔다. 아직 팔팔한 시인이 그리워 시를 뒤적거리다가 섬뜩섬뜩한 「사투」가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사마귀가 뱀의 목덜미를” “꽉 물고 시간 속으로 떠났다”는 소름 끼치게 한다. 사마귀가 뱀을 물고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화자는 시간을 밟으면서 얼마나 치가 떨릴 만큼 분하고 원통했으면 뱀을 불러냈을까. 집요하게 한을 품고 손을 불끈 쥐면서 부르르 떨었을까. 생의 고통을 시와 함께 살다가 은하수로 건너간 시인이 생각났다./ 이소애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정읍서 ‘정읍사 달빛盃 청소년e스포츠대회’ 열려

고창오세환 고창군의원,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익산익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

스포츠일반전주출신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은퇴…밝은 미소로 작별 인사

무주‘무주 반딧불 샤인머스켓’ 서울시민 입맛 손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