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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열풍과 ‘빈자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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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사)세상을바꾸는밥상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마카세’ 열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마카세는 일본어로 ‘맡긴다’는 뜻으로, 손님이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방장이 그날의 재료를 보고 적절한 요리를 알아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값비싼 코스 요리로 알려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인증’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메뉴도 한식과 중식까지 다양해지고, 1인 30만원의 코스도 예약이 꽉 찰 만큼 여전히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반편, 한쪽에서는 ‘빈자의 식탁’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 한 신문사에서 2021년 연재했던 ‘빈자의 식탁 : ’선진국‘ 한국의 저소득층은 무엇을 먹고 사나’는 잔잔한 울림을 만들어 냈다.  매일 라면만 올라오거나, 일주일 중 사흘을 소면에 설탕만 뿌린 ‘설탕 국수’를 먹은 사람도 있었다. 이 기획에서는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 주목했다.

경제 성장에 따라 줄었지만, 경제적인 양극화 심화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충분히 먹지 못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의 발표에 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5.4%는 먹고 싶어도 경제력 등 여러 이유로 해당 식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3 FAO 한국협회에서 배포한 세계식량통계연감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건강한 식단 비용 추정치는 구매력 평가(PPP) 환율 기준 하루에 1인당 3.66 달러로 2020년 대비 4.3% 상승했다. 2020~2021년에 북미·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건강한 식단 비용이 5%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식량 인플레이션이 심화에 따른 것이다. 2021년 전 세계 인구의 42% 인 31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건강한 식단을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력으로 인한 식품 구매력 감소는 영양섭취 부족으로 이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하는 한국의 인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70세 이상 노인의 영양섭취 부족자 비율이 19.9%에 달했다. 전년도인 2019년 18.9% 보다 1% 증가했으며, 2015년 10.2%에 비하면 무려 17.5에 비하면 9.7%나 증가한 것이다. 소득수준별로 살펴보면 소득수준 ‘하’의 영양섭취부족자 비율은 18.9% 이다. 이는 지난해와 돌일하나 5년 전인 2015년 14.7%에 비하면 4.2% 증가한 수치 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취약 계층의 먹거리 질과 영양상태는 더 나빠진 것이다. 우리는 취약 계층의 건강 및 인권 증진을 위해 ‘먹거리 돌봄’에 주목해야 한다. 먹거리 돌봄은 시혜·자선적 차원의 선별적 식품 제공이 아닌 보편적인 인권 차원의 먹거리 보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역 농업과 지역 사회 연계를 모색해야 한다. 지역 단위로 먹거리 돌봄 시스템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가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공공의 관점에서 먹거리를 바라보고, 지역과 농업 그리고 사람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범적으로 추진했던 대학생 1천원의 아침밥 사업, 농식품 바우처 사업,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지원 사업 등이 그 맥락에서 지속되고 확대되기를 바란다. 

누구나 안정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먹는 지역, 전북특별자치도를 꿈꾼다.

/이효진 (사)세상을바꾸는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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