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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발칙한 상상 4 - 전주교육대학교를 제2한예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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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붕 도서출판 파자마 대표

지방소멸 가속화로 전라북도는 최악의 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남아 있는 중장년은 타시도에 비해 자산이 적어 성장동력이 없다. 지금이라도 당장 공공부문에서 흘러 나오는 예산이 없다면 전북의 경제는 파산할 것이다. 무진장의 경우는 공공영역에 의존하는 비율이 70%를 넘고, 전주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조선팔도에서 5대 도시에 들었던 전주가 이처럼 쪼그라든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정치계와 관의 구태의연한 행태에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과 관 모두가 조직 유지에만 신경 쓴 나머지 혁신적인 정책 개발이나 수행 의지가 없다. 전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겨우 한옥마을 하나이다. 최근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사용하라 했더니 지자체 모두가 비슷한 용도의 건물만 지어대니 오히려 나중엔 유지관리에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상상력이 없는 정과 관의 머리 속에는 따라하기, 베끼기에만 몰두해 반짝 효과만 낼 뿐 시설은 그대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가르칠 학생이 없다. 신생아가 읍면에서는 1년에 한두 명 태어난다. 학령인구수는 갈수록 줄어 10년 전만 해도 년 50만 명 정도였던 신생아 수가 몇 년간 20만 명 초반대를 기록하니 20만 명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10년 전만 해도 교대 입학하면 거의 다 교사로 임용되었기에 높은 인기로 고등학교 상위 5% 이내 학생만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교대도 저출산 때문에 문 닫을 일만 남아 있다. 가르칠 학생이 없는데 교사 수요가 지금 같겠는가? 이 기회에 전주 교대는 전북대 사범대와 통폐합을 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교대 부지는 새로운 학교로 거듭나야 한다. 그 길은 제2한국종합예술학교 설립이다. 

최근 한국은 문화적 역량이 세계에 빛나 K-Cultuer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미용, 음악, 드라마, 음식 가릴 것 없이 약진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인재들이 필요한데 이때 대규모 종합예술학교 설립으로 통섭적이고 융합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영역간 활발한 상호 교류를 통해 창의적인 젊은 예술인들을 대거 기르는 것이다. 유입된 창의적이고 멋진 젊은 예술가들이 캠퍼스와 전주 시내 거리를 누비고 다닐 때 전주는 더 젊어지고 활기차게 될 것이다. 마침 전주는 완판본과 판소리 문화의 정수를 지닌 전통의 도시다. 예술 감수성이 높은 도시이자 외부인에 대한 텃세가 없는 도시다. 맛과 멋의 전주는 교대 부근에 서학예술마을 공동체와 한옥마을, 한벽당, 국립무형유산원, 평화의 전당 등 많은 공연시설과 크고 작은 전시공간, 그리고 풍부한 인적 인프라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 좋은 자원들이 따로 놀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예술학교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한다면 전주는 한국의 애든버러가 될 것이고, 한국의 뉴욕이 될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전주인가?

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추억과 역사가 사라지는 슬픈 일이다. 동문과 재학생 모두 상실감이 클 것이다. 그러나 차츰차츰 소멸되느니 더 크고 새로운 학교로 거듭나는 것이 대승적이다. 전주와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교직원들의 고용인데 이는 교양과정 운영과 전북대 통합 등으로 안정되는 길 또한 크게 열려 있다. 차분히 생각해볼 일이다.

/문상붕 도서출판 파자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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