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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대안교육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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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진 전북대학교 특임교수∙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아이들과 한나절 들판과 야산을 누비면서 놀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의 자연에 대한 지식과 태도가 대견하게 성장하였음을 알게 된다.’(최재천, 2022) 아이들은 소리 없이 꽃처럼 피어나고 곡식처럼 익어간다. 

학교는 마음껏 꿈을 꾸고 친구와 속 깊은 우정을 쌓아가는 배움터이다. 삶의 행복을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이다. 선생님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둘도 없는 친구요, 담쟁이처럼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전문가이다. 

우리 학교에도 감동적인 성장 스토리가 있지만 이는 아이들끼리 혹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학교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그 희망은 모순된 교육 현실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는 데서 나올 것이다.

“한국교육은 미래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앨빈 토플러, 2001) 이미 작고한 석학의 오래된 진단이지만 여전히 뼈아픈 지적이다. 국가 존망이 걸린 재앙적인 초저출산의 배경에도 교육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대안교육은 부조리한 교육 모순을 인식하고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대안교육은 부적응 학생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대안교육은 공교육의 보완재도 아니고 대체재도 아니다. 대안교육은 공교육 혁신을 선도하며 미래교육을 만들어간다.

대안교육은 삶을 배워가는 학생들과 함께 각자의 교육과정을 만들어간다. 제각기 다른 아이들의 삶이 모두 교육이고, 모든 생활 현장이 학교가 된다. ‘대안’은 오래된 미래의 새 꿈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없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스스로 삶의 방향을 잡아가면서 자기가 꿈꾸는 삶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교육이다. 정해진 틀을 벗어난 현장체험, 독서, 토론 등을 통해 자발성과 상상력을 훈련하게 된다. 이들이 새로운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다.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미래교육, 4차산업혁명 등을 얘기하면 우리는 두렵기까지 하다. 지식의 융∙복합, 에듀테크 등에 적응하는 것도 걱정이고, 여기에 메타버스까지 등장한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과 물리적 실재가 실감기술을 통해 융합된 세계로서, 자유롭게 넘나드는 공간이다. 메타버스에서 배움의 장소와 내용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다. 

대안교육의 접근방식을 메타버스에 접목하면 우리가 세계 교육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깨어 있는 교사와 학생들은 메타버스에서 기성 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없던 교육을 꿈꾸고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디지털 금식을 하면서 독서와 자기성찰을 통해 전체 맥락에서 판단하는 능력과 용기를 키워야 한다. 

공립 대안학교가 다수 만들어져야 한다. 교사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하여 소수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비인가대안학교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안학교가 아이들의 맑은 눈처럼 빛나는 ‘대안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환경과 자원을 충분히 갖춘 공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공교육화된 대안학교가 우리 교육의 주류가 되어야 한다. 일반학교에 대안교실을 운영할 수도 있다. 대안학교는 수많은 프로젝트로 구성되는 모자이크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오늘 행복한 아이들에게 불안한 미래는 희망이 된다. 

아이들은 다투어 피어나는 봄꽃처럼 오늘을 즐겁고 아름답게 살 천부의 인권을 가진다. 학교에서 지금 이 시간이 기쁨 넘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대안교육에서 스스로 사랑이 되어 아름다운 봄길을 걸어갈 것이다.  

/황호진 전북대학교 특임교수∙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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