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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의 희망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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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선포는 4개월 동안의 국정 혼란과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파면으로 일단락되었다. 헌법재판소의 피 말리는 시간이 끝나자 곧바로 새로운 정부 탄생을 위한 대통령선거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장밋빛 공약 홍수를 경험하게 된다.

전북 특별자치도 도민들은 노심초사 탄핵의 시간을 건너 빠르게 마주한 대선의 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나? 탄핵 피로도에 그저 호남 지역에 기반한 당의 익숙한 후보를 선택하면 잘하겠지 하는 마음들이 많을 듯하다.

지난 대선 때 전라북도에 대한 공약들을 살펴보면 1987년 선거 때부터 38년 동안 빠지지 않고 등장한 공약은 새만금 공약이다. 농업용지 확보를 위해 공약하고 시작된 새만금 개발사업은 33.9km 세계 최장 방조제 사업을 시작으로 바다와 강을 분리하고 갯벌을 메꾸어 간척지 조성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선거의 공약과 기본계획은 1991년 100% 농수산 중심개발에서 2007년 복합개발, 2008년 다기능 융복합기지조성, 2010년 명품복합도시개발, 2011년 창조적 녹색 수변도시, 2014년 글로벌 경제협력 거점 2021 글로벌 녹색성장 중심지로 변경되어왔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 선거 때마다 쏟아낸 새만금 공약들 모두 실현했다면 세계 최고의 모범지역으로 우뚝 서 있을 것이다. 도민들의 부푼 기대와는 다르게 완성된 모습 없이 방조제 공사, 간척지 공사, 도로공사, 항만공사, 국제공항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새만금 개발은 매립지 사용처가 충분히 조사 검토되고 추진되기보다는 화려한 공약에 근거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토건 사업 중심으로 진행되어왔다. 그 기간 동안 새만금호는 수질이 오염되고 천혜의 갯벌이 대규모로 파괴되어 그곳에 깃든 수많은 어패류가 사라졌으며 어민들의 터전도 함께 없어졌다. 계속되는 개발 계획을 변경하면서도 국가 예산 십수조 원을 집행하여 토건 대기업들의 돈벌이 공사는 지속하여 왔다. 대규모 농지개발에 필요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담수화 계획은 농지 30%로 축소한 개발계획 변경으로 포기하였으며 산업용지와 수변도시 건설을 위해 매립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소요 흙양은 약 7억㎥로 주변에서 흙과 암석을 끌어와야 하는데 새만금 인근 30km 이내에 이를 공급할 지역이 없어 호수 내에서 파내 메우고 있다. 파낸 흙으로 메워 지반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매립지에 도시나 공장이 들어설 수 없다.

이제 표 모으기 위한 선거 홍보용 무리한 공약보다는 만들어진 땅부터 친환경 개발계획을 도민참여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만금과 비슷한 경험을 극복하고 시민과 함께 성공적으로 진행한 시화호 모델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새만금에 적용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4조 원이 투입된 수질 대책에도 새만금 수질 악화와 새만금 내외 해양생태계 훼손을 막지 못했으니 해수유통 확대를 위한 배수갑문 추가설치나 조력발전 등을 검토 시행 해야 한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생에너지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지역으로 새만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건을 새 정부의 과제로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공약화해 임기 내 완성하도록 해야 한다. 도민들은 선거 때마다 거듭되는 새만금 희망 고문에 지쳐있다.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를 희망공약 말고 우선 필요하고 임기 내 실현 가능한 공약을 발표하고 도민과 함께 이루어 갈 때 전북 특별자치도의 미래도 선명해질 것이다. 

조준호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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