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전북지사 경선에 나섰던 김관영 현 지사를 비상징계라는 이름으로 초고속 제명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식비 대납 의혹에 휩싸인 이원택 의원에 대해서는 무혐의 판단을 내리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이중잣대’가 결국 ‘계파정치’와 ‘기획공천’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민주당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의 판단과 별개로 이원택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찰이 공직선거법(제3자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의원과 그 측근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그 결과에 따라 경선 효력 논란 등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안호영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재감찰을 요구하며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거듭된 파행과 혼란으로 경선이 깊은 수렁에 빠졌는데도 민주당은 경선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도민들을 무시한 처사다.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인 선거 구도에서 민주당의 후보 경선은 사실상 전북의 선택,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다.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과 도덕적 설득력이다. 지금의 경선은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의문을 사고 있다. 경선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고, 유권자들은 길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선을 그대로 강행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누가 도지사 후보로 선출되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나온 결과’라는 의심을 피하기 힘들다. 이는 특정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공천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공천을 받은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되더라도 그 정당성과 권위를 인정받기 힘들 게 뻔하다. 또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은 지역발전과 화합에 발목을 잡을 것이다. 이는 개인과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북, 그리고 도민의 몫이 될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다. 너무 늦은 것도 아니다. 아직 기회가 있다. 일단 경선 일정을 연기하고,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절차의 공정성과 기준의 일관성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충분한 검증과 납득 가능한 룰이 마련된 이후에야 비로소 경쟁은 의미를 갖는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