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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주 해안서 채취한 김 유전자 분석 착수···청곱창 ‘K-품종’ 길 열리나

지난 3일 제주시 이호동 현사포구 방파제. 파도가 들이치는 테트라포트 표면 곳곳에 짙은 녹갈색 김 엽체가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 구조물 틈을 따라 길게 늘어진 김은 사람 손가락만 한 크기부터 파도에 몸을 맡긴 채 하늘거리는 것까지 다양했다. 현장에 동행한 고군산군도 어민들은 이 김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논란의 중심에 선 하이타넨시스(일명 청곱창) 계열의 엽체라고 추정했다. 이튿날인 4일 찾은 함덕해수욕장과 탑동 해안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외해와 맞닿아 파도와 조류의 영향이 거센 곳마다 김 군락이 관찰됐다. 세 곳 모두 인근에서 김 양식 시설이나 인위적 종자 부착 흔적은 없었다. 현사포구에서 42년째 거주 중인 박말례 씨(69)는 “이런 김은 수십년 전부터 봐왔다”며 “예전에는 할머니들이 뜯어 국도 끓여 먹었고, 여름에 녹았다가 겨울이면 어김없이 다시 붙는다”고 전했다. 함덕어촌계 정미란 해녀(56)의 기억도 비슷했다. “어릴 적부터 해마다 나오는 김이에요. 9월 말이나 10월 초쯤이면 보이기 시작해요”라며 “제주 해역에서는 김 양식이 안 된다. 여기 있는 건 전부 자연산”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가 참관한 탑동 현장에서 논의의 초점은 ‘제주 연안에서 자생하는 김의 품종이 무엇이냐’에 맞춰졌다. 어민들은 제주 연안에서도 하이타넨시스로 추정되는 품종이 자연 상태로 생육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고군산군도에서 양식 중인 하이타넨시스를 중국 단김으로 표현해 온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채취된 엽체에 대한 유전자 분석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제주 해안에서 자생하는 김류는 미등록 품종으로 분석 결과에서 단김과 하이타넨시스가 모두 검출될 수도 있다”며 “하이타넨시스 유전자가 소량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자연서식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럴 경우 관련 절차를 거치면 신품종 등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은 기존 입장과는 결이 다른 대목이다. 그동안 해수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2021~2022년 조사결과를 토대로 하이타넨시스와 이른바 중국 단김의 국내 자연 서식을 부정해 왔기 때문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유전자 분석을 위한 샘플 채취 방식과 수량을 두고도 논의도 이어졌다. 현장 참석자들은 “제주 연안에는 다양한 김 품종이 혼재돼 있어 채취지점과 샘플 수에 따라 분석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소량 샘플만으로는 자연상태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탑동방파제에서 채취된 김 엽체 샘플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으로 보내져 유전자 분석을 받을 예정으로, 그 결과가 향후 청곱창 논란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군산=문정곤 기자

  • 군산
  • 문정곤
  • 2026.02.05 10:03

남원시의회, 모노레일 배상금 추경안 의결…520억원 규모

남원시의회(의장 김영태)가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 손해배상 소송 패소에 따른 배상금 지급을 위해 52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남원시의회는 지난 4일 제277회 임시회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당초 알려진 505억원보다 15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소송 비용이 추가로 반영됐다. 의회는 같은 날 본회의에서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 대법원 최종 판결에 따른 남원시의회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판결을 매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시민 여러분께 깊은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회는 “민간개발사업이 고도의 전문성과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의회 차원의 검증과 견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며 “의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인정했다. 특히 “2심 판결 이후 상고심을 이어갈 경우 승소 가능성은 낮은 반면, 소송비용과 지연이자 등 추가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음에도, 이를 최종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남원테마파크 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남원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대출 원리금과 지연이자 등을 대주단에 배상해야 한다. 남원=최동재 기자

  • 남원
  • 최동재
  • 2026.02.05 10:01

김재열 IOC 집행위원 당선...밀라노 간 김관영 “전북 올림픽 유치 큰 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김재열(5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의 IOC 집행위원 당선을 축하하며, 이번 성과가 전북의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막역한 친구이자 대한민국 유일의 IOC 위원인 김재열 회장이 IOC 집행위원으로 당선되었다”며 “한국인으로는 고 김운용 전 부위원장 이후 두 번째”라고 밝혔다. 김재열 회장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45차 IOC 총회에서 유효표 100표 중 찬성 84표를 얻어 IOC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IOC 집행위원회는 IOC 위원장과 부위원장 4명, 위원 10명으로 이뤄지며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 종목 구성, 중계권 및 스폰서십 계약 승인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김 지사는 “기쁜 마음으로 출국길에 나선다”며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직접 친구에게 축하인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값진 성과가 전북의 꿈을 향한 도전에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회장의 IOC 집행위원 선출 사실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며 이 같이 적었다. 이어 “이번 쾌거는 개인의 영예를 넘어 대한민국이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의 중심에서 한층 더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운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김 지사는 지난 4일 밀라노로 출국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기간 중 IOC가 관심 국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옵저버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국제 스포츠 행정과 올림픽 운영 사례를 직접 학습하고, 전북의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 전략을 정교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해 2월 28일 대한체육회 정기총회에서 61표 중 49표를 얻어 서울(11표)을 제치고 대한민국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김재열 회장의 IOC 집행위원 당선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의 올림픽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지사가 김재열 회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것은 향후 유치 활동에서 긴밀한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재열 회장은 2022년 비유럽인 최초로 ISU 회장에 당선됐으며, 2023년 한국인으로는 12번째 IOC 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현재 한국인 유일의 IOC 위원이다. 육경근 기자

  • 정치일반
  • 육경근
  • 2026.02.05 09:59

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12기 수료식 성황

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제12기 수료식이 4일 전북일보사에서 원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오후 5시 30분 전북일보사 15층 우석대 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수료식에는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과 윤석정 사장, 조병두 총동창회장, 백성일 리더스 아카데미 원장, 최이천 12기 원우회장과 원우 등 50여 명이 참석해 수료를 함께 축하했다. 리더스 아카데미 12기 원우들은 지난 한 해 동안 교육 과정을 함께 이수하며 쌓아온 교류와 연대를 되새기며 서로에게 격려와 덕담을 전했다. 선·후배 기수 간 네트워크를 이어온 총동창회도 자리를 함께하며 후배 원우들의 수료를 축하했다. 행사에서는 12기 과정 이수증서 수여와 함께 대상, 최우수상, 학습 우수상, 공로상, 총동창회장상, 자문교수상 등 각 부문 시상이 진행됐다. 한 해 동안 성실한 학업 태도와 적극적인 참여로 리더스 아카데미 발전에 기여한 원우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12기 원우들은 전북일보 발전을 기원하며 서창훈 회장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발전기금은 처음 받아봐서 감격스럽다. 전북일보가 지역언론의 역할을 더 충실히 이행하라는 격려로 알고 회사를 잘 운영하겠다“며 ”모든 리더스 아카데미 원우들이 전북일보 가족으로서 각자의 현장에서 지역 사회를 밝히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병두 총동창회장은 축사를 통해 졸업후에도 기수 간 연대의 의미를 강조하며, 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당부했다. 최이천 12기 원우회장은 “고귀한 인연을 마련해준 리더스 아카데미에 감사하며 좋은 인연이 잘 연결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행사를 열겠다”며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쌓은 배움과 인연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동문이 되겠다”고 답했다. 수료식은 기념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됐으며, 참석자들은 이후 전북일보사 2층 화하관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수료의 기쁨을 나눴다. 한편 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는 지역 각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수료 이후에도 동문회를 중심으로 지역 발전과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호 기자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6.02.04 19:39

[건축신문고] 건축사가 만드는 작지만 큰 변화, 도시 주차의 미래

도시의 주차장 문제는 단순히 차량이 많아서 생긴 현상이 아니다. 오래된 건물 구조와 좁은 골목길, 현실과 맞지 않는 주차 기준이 얽혀 만들어진 복합적 문제다. 특히 2018년 주차장법 개정 이후 신축 건물의 기준은 강화되었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병원·학원·상업지역·주거지 등은 여전히 주차 공간이 부족해 시민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건축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건축사는 신축·증축·리모델링 과정에서 실질적이고 적용 가능한 주차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으며, 작은 조정만으로도 건물의 주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첫 번째 해결책은 리모델링 시 적용 가능한 주차 확충 인센티브 활용이다. 전주시는 유휴시설이나 담장을 주차장으로 바꾸는 경우 공사비를 지원하고, 노후 공동주택이 부대시설을 주차장으로 전환할 때도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이러한 제도는 건축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기 때문에, 건축사가 제때 안내하면 주차 공간 확보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주차면 2~3개만 추가해도 인허가 절차가 유리해지고 건물의 가치 역시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공유주차 활성화다. 전주시는 종교시설, 공동주택, 학교를 대상으로 부설주차장 개방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시설들은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의 이용 패턴이 크게 다르다. 같은 공간을 시간대별로 나눠 사용하면 불필요한 신규 주차장 건설 없이도 주차난을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센티브 제공, 사고 및 관리 책임 명확화, 앱과 센서를 통한 실시간 주차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건축사는 공유주차 운영을 전제로 출입구와 램프 구조, 차단기 위치, 회차 공간 등을 설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하며, 관리사무실이나 관제시설 배치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차장 계획은 건축물의 부속시설이 아니라 도시 설계의 한 요소로 보아야 한다. 건물 하나가 아닌 도시의 주변 도로 환경, 대중교통 접근성, 보행 동선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 인접 건물의 출입 동선·운영 시간·출입구 배치를 조율하면 추가 비용 없이도 주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결국 주차장은 단순한 차량 보관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과 생활을 연결하는 공간이다. 도시 주차 문제의 해법은 새로운 기반시설을 만드는 데만 있지 않으며, 기존 건물과 골목을 얼마나 현명하게 개선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 경제일반
  • 기고
  • 2026.02.04 18:53

어린 마음을 다독이는 동화, 백명숙 첫 동화집 ‘대단한 소심이’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단편동화 여섯 편을 엮은 동화집 <대단한 소심이>(청개구리)가 출간됐다. 백명숙 아동문학가의 첫 동화집인 이번 책은 소재와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마음을 다독이고 자신감을 심어 주며 가족과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일깨우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동화집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각 작품마다 아이들이 살아가며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가치, 태도를 정감 있는 목소리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전한다. 백 작가는 이번 동화집에서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고 힘들어하는 ‘관계’에 특히 주목했다. 가정과 학교, 동네에서 만나는 어른과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비롯되는 마찰과 갈등, 우정과 선의, 가족애 등 다양한 사건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일상 이야기는 생활 체험에서 우러나는 재미와 함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표제작 ‘대단한 소심이’를 비롯해 ‘초록이의 생존기’ 등은 따뜻한 감성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며 자신감을 키워 주고, 가족과 주변 존재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일깨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어떤 일이든 스스로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전한다. 작가는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마음을 만난다. 설레는 마음, 외로운 마음, 때로는 아주 작게 흔들리는 마음까지 그 모든 마음속에는 늘 ‘이야기’가 숨어 있다”며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동화는 그 작고 고요한 마음의 소리를 하나하나 따라가며 써 내려간 나의 첫 동화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화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라며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는 친구를 만들고 자신을 믿으며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전해지길 바란다. 어른들에게는 잠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마음과 웃음, 두려움, 투명한 눈빛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안 출신인 백명숙 작가는 2023년 ‘동화마중’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게으른 뇌를 깨워줄 책 읽기>,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 등이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2.04 18:52

오늘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최소한의 문학’ 발간

숏폼과 알고리즘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꿔놓은 시대, 오래 남는 서사는 가능한가. 강영준 상산고 국어 교사가 쓴 <최소한의 문학>(두리반)은 이 질문에 한국 소설 100년의 시간으로 답하는 책이다. 이광수의 <무정>에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까지, 교과서에서 익숙하지만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통해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다시 읽어낸다. 이 책은 191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 한국문학이 시대를 어떻게 사유해왔는지를 따라간다. 식민지와 근대의 모순, 전쟁과 이념의 상처,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그늘, 민주화 이후의 불평등과 젠더 문제,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진 새로운 서사까지 다섯 개의 부로 구성해 한국 사회의 굴곡진 궤적을 조망한다.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당대를 정면으로 마주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문학을 철학과 인문학의 질문과 연결하는 강 교사의 해석 방식이다. 최인훈의 <광장>은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라캉의 상상계와 상징계 개념을 통해 읽힌다.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은 바우만의 ‘액체 근대’로, 조세희의 <뫼비우스의 띠>는 도시 공간을 둘러싼 자본과 권력의 문제로 확장된다. 철학이 개념으로 설명한 것을 문학이 삶의 이야기로 먼저 보여주었다는 저자의 관점은 설득력을 얻는다. 저자는 전주 상산고에서 오랜 기간 국어를 가르쳐온 현직 교사다. 책에 실린 작품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만큼, 실제 수업 현장에서 축적된 질문과 토론이 글의 바탕이 됐다. 문제 풀이 중심의 독해를 넘어, 작품을 시대와 삶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읽기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실질적인 참고서가 된다. 부록으로 실린 교과 연계표 역시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추천사를 통해 “우리가 세대를 뛰어넘어 옛 음악에 공감하는 것은 그 안에 ‘서사’가 있기 때문이며, 그 서사의 힘이 가장 집약된 매체가 바로 소설”이라며 “이 책은 근대의 태동과 이데올로기, 성장과 자본주의, 경계를 넘는 움직임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의 구조를 짚고, 그 서사 속에 자신을 비춰 보게 만든다”고 평했다. 이번 책이 말하는 ‘최소한’은 분량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들이라는 뜻이다.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K-소설이 주목받는 지금, 이 책은 지극히 한국적인 서사가 어떻게 보편적인 질문으로 확장되는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한국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한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2.04 18:5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황석영 ‘할매’

소설 쓰기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사이의 간극을 메워 나가는 일이라고들 한다. 소설을 쓰다 보면 분명한 문장까지는 아니지만 첫 장면과 끝 장면을 정해놓고 글을 쓰게 된다. 물론 계획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대개 마음에 품었던 결말로 매듭을 짓는다. 그러므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석영 작가의 『할매』를 읽었다. 첫 문장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고, 마지막 문장은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다. 긴 서사를 걷어내고 두 문장만 남겼을 때 ‘새가 날아오자 어디 갔다 인제 오냐’고 묻는 정황이 눈앞에 그려진다. 새가 어디에서, 얼마나 오랜 기간 날아왔기에 인제 오냐고 묻는 것일까. 양팔 벌려 새를 반기는 화자는 다름 아닌 할매 나무다. 작가는 수수께끼 같은 두 문장을 잇기 위해 육백 년의 시간을 장대하게 풀어놓는다. 짐작하듯 새에게서 나무가 태어났다. 팽나무 열매를 먹은 새가 갯벌에서 죽음을 맞았고, 그 몸에서 싹이 돋았다. 어린 팽나무는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점점 둥치가 굵어진다. 새와 나무는 역사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에 하루가 백 년이거나 육백 년이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작가는 새가 겨울철마다 날아들고 나무가 나이테를 늘려가는 자연의 시간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 세월의 주변인으로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수도승 몽각은 나무 옆에 움막집을 짓고 살다가 바다로 들어가 스스로 칠게의 먹이가 된다. 몽각이 떠난 자리에 당골네가 들어와 자식을 낳고 산다. 자식이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는다. 새의 번식이나 매한가지다. 그렇게 한 집안의 가계가 몇 대를 거치는 동안 세상은 생명을 해치고 빼앗는 역사를 거듭한다. 병인박해와 동학혁명과 일제 징병으로 아까운 목숨 들이 꽃잎처럼 떨어지고, 서해안 간척사업에 의해 수많은 갯벌 생물이 폐사하고, 미군 전투기의 폭음이 할매 나무를 괴롭힌다. 작품의 후반부는 그래서 주먹을 쥐고 읽게 된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으며 작가가 조국 러시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 장면이 있다. 로스토프 가족이 사냥에 나서는 장이었는데 자연과 러시아인의 정서를 묘사하는 문장들이 압권이었다. 당당함과 자랑스러움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할매』를 읽으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새와 나무, 개똥지빠귀와 갯벌, 조개와 바다, 풀과 바람과 비와 눈과 금강과 만경강과 동진강 … 새가 팽나무와 해후하고자 수없이 명멸하며 생명을 잇는 동안에 조선의 풍광이 세밀화로 펼쳐진다. 덕분에 독자는 멀리서 망원 렌즈를 통해 탐조하듯 경이로운 생명의 신비를 직관한다. 놀라운 독서의 경험이다. 사랑이 깊으면 자신이 살아가는 땅의 모든 것, 아픔과 고통마저 품어 안게 된다. 오래된 나무처럼, 작가 황석영처럼. 독서란 작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수수께끼 같은 첫 문장과 끝 문장의 퍼즐 맞추기 또한 독자의 몫이다. 유방지거 신부가 마침내 나무를 안았을 때 할매 나무는 쉰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한다.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 가슴에 돌 하나가 얹어진다. 나무람과 안도가 뒤섞인 할매의 탄식은 유신부가 아니라 독자를 향한 방백이기 때문이다. 황석영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군산에 이사 오자마자 팽나무를 지켜드릴 것을 서원했다고 밝혔다. 그 약속으로 『할매』가 탄생했다. 방대한 자료를 응축하여 조선에서 현대에 이르는 유장한 역사를 아리랑 고개로 엮어냈다.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운율에 맞춰 노래하듯 읽는다. 할 일이 하나 남았다. 새만금 생태계 복원 미사가 매주 월요일에 전북도청에서 거행된다. 염두에 두어야겠다. 황보윤 소설가는 부여에서 태어나 우석대 경영행정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전북일보와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었다.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모니카, 모니카>, 장편소설<광암 이벽>·<신유년에 핀 꽃>이 있다.

  • 문학·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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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52

[줌] 형은 확신했고, 동생은 키웠다… 지리산 자락 버크셔K 형제 이야기

“소고기보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남원 박자연(35)·박정원(30) 형제의 하루는 돼지로 시작해 돼지로 끝난다.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 자락에서 프리미엄 흑돼지 ‘버크셔K’를 키우는 이들 형제는 아버지 박화춘 박사의 가업을 잇는 2세 농가다. 형 박자연 씨는 육가공과 브랜딩을, 동생 박정원 씨는 사육 전반을 맡는다. 우애보다 전문성을 앞세워 영역을 명확히 나눈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서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한다. 형제의 아버지는 늘 ‘승계’가 아닌 ‘계승’을 강조해왔다. 박자연 씨는 “‘계승정신으로 일 하라’는 아버지의 말이 저희가 일하는 방식의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변화는 형제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형 박자연 씨가 먼저 문제를 꺼냈다. “하몽을 제대로 만들려면 큰 돼지가 필요하다”, “다리 쪽 지방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였다. 하몽과 관찰레, 잠봉 같은 샤퀴테리(Charcuterie, 육가공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박자연 씨는 “샤퀴테리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출하 체중보다 훨씬 큰 돼지가 필요했다”라며 “110kg 돼지에선 땅콩 향이, 180kg 돼지에선 치즈 향이 난다”고 설명했다. 형의 요구는 기존 양돈 상식과는 반대였다. 일반적으로 돼지를 더 키울수록 사료비가 늘어 비용이 커진다. 하지만 동생 박정원 씨는 형의 확신을 믿고 큰 돼지를 키워냈고, 반응은 시장에서 터져나왔다. 현재 박자연 씨가 선보인 샤퀴테리는 마켓컬리와 무인양품,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수입 샤퀴테리가 주류를 이뤄온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형의 확신과 동생의 수용이 브랜드 확장의 계기가 된 것이다. 돼지고기 원육도 이미 국내 유명 식당에 납품되고 있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옥동식 셰프의 돼지곰탕집 ‘옥동식’과 부산의 ‘톤쇼우’, 태국음식점 ‘콘타이’ 등에 버크셔K가 들어간다. 형제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같은 미래를 그린다. 남원에서 전국 최고의 돼지고기를 만드는 것. 박정원 씨는 “올해 꿈은 유퀴즈에 나가보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전국 최고 돼지를 만들고 싶다”며 “언젠가 ‘남원 하면 버크셔K’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형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원=최동재 기자

  • 남원
  • 최동재
  • 2026.02.04 18:51

[사설] 완주‧전주 통합, 특례시 지정으로 완성해야

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통한 지방도시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완주·전주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그 완성은 반드시 특례시 지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군 행정통합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권한과 재정이 그대로라면, 시‧군 통합은 ‘몸집만 커진 기초자치단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완주·전주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인구 약 73만 명, 면적 1027㎢ 규모의 대도시로 탈바꿈한다. 이는 서울의 약 1.7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국제행사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치르기에 충분한 도시 여건을 갖추게 된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도시계획·건축·환경 등에서 광역시 수준의 행정권한을 확보하고 복지급여 결정권과 국고보조금 차등 편성권, 국책사업 직접 제안 및 시행 권한 등이 부여된다. 특례시는 지난 2022년 1월, 지정 기준이 담긴 지방자치법 시행 후 수원·용인·고양·창원 등 4곳이 지정됐고, 지난해 화성시가 추가됐다. 창원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이다. 특례시 지정을 위해서는 우선 현행 인구기준에 대한 현실적 조정이 필요하다. 비수도권 도시까지 획일적으로 100만 명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지방 여건과 맞지 않다. 이대로라면 특례시는 수도권 도시만을 위한 제도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역행하게 된다. 당연히 비수도권에서 인구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특례시 지정 인구기준 완화를 제도개선 과제로 논의·검토하고 있다. 먼저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가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 지방 대도시에 필요한 권한 이양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른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특례시 지정과 인구기준 완화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다. 완주·전주 통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시‧군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사진이 분명해야 한다. 완주·전주 통합은 특례시 지정으로 완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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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04 18:48

[사설] 지방선거 앞 공무원 정치적 중립 원칙 지켜야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공직사회의 정치적 중립 문제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엊그제 노홍석 행정부지사 주재로 올해 첫 ‘도-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따른 행정 공백 방지와 공무원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도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사퇴 등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부단체장 중심의 안정적인 행정 운영을 당부했다. 선거가 행정의 흔들림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행정 행사나 정책 홍보 과정이 특정 인물이나 정치세력의 이해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행정은 정책 성과를 알리고 군민과 소통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는 작은 오해도 불필요한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직자의 말 한마디가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되는 시기인 만큼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인구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일수록 행정 내부의 움직임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매 선거때마다 특정 후보와의 관계를 통해 승진이나 요직을 맡았다는 뒷말이 나오곤 한다. 이런 형태의 논란이 나오는 것은 건강한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공직사회 전반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독이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줄서기나 눈치 보기 문화가 생긴다면 조직은 쉽게 위축되고 행정의 연속성도 약화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요구하는 기본 원칙이며, 지방자치의 신뢰를 떠받치는 핵심 가치다. 공무원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역을 지탱해야 하는 존재다. 특정 정치인과의 친소관계나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전문 행정가로서의 책임이다. 정치권 역시 공직사회를 선거 전략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행정은 정치의 하부기관이 아니라 주민을 위한 공공 시스템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공직사회는 법과 원칙을 기준으로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민주주의의 최소한이자 지역 공동체의 신뢰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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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04 18:47

[오목대] 태풍의 눈 ‘통합 전주시장’

선거를 목전에 둔 한두 달은 평소 일년보다 더 긴 시간이다. 아닌게 아니라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두된 이슈는 일거에 분위기를 바꿔버리고 전혀 예측불허의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요즘 지역의 핫이슈인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휘발성이 있는 이슈다. 향후 통합 진행 추이나 민심 흐름 등에 따라 도지사, 전주시장, 완주군수 판도를 좌우할 핵변수가 될 것이다. 전남광주,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은 마치 거대한 범고래들이 협공을 통해 사냥에 나선 듯한 상황에서, 기초단체인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은 비록 범고래들의 행진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것만큼은 분명하다. 1997년, 2009년, 2013년 3차례에 걸쳐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던 것이 바야흐로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만일 통합된다면 인구는 대략 72만여명, 면적은 1,027㎢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행정구는 기존 완산구, 덕진구에 이어 2개의 구가 추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시 명칭이나 청사 위치, 행재정적 지원 등 향후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 산적해있는데 결국 특별법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있다. 전주라는 지명의 역사는 1200년이나 되고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아 올림픽 유치 등을 감안하면 통합시 명칭은 전주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합이 되더라도 사실 완주지역 도의원이나 군의원 지역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나 단체장은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한때 통합시의회 의장을 완주 출신이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는데 핵심은 통합시장이다.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가급적 완주 출신 인사가 첫 통합시장을 맡는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실정치는 전혀 다르다. 완주군수에 도전장을 낸 유희태, 이돈승, 국영석, 임상규씨 등은 완주 출신이 첫 통합시장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겠지만, 전주시장을 노리고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우범기, 조지훈, 국주영은씨 등은 지지도나 민심에 따르면 되지 인위적으로 특정 지역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에 동의하기 어려울 거다. 이때문에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정치사회적으로 중량감있는 제3의 인물이 통합시장 후보로 급부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섰는데 무슨 소리냐”며 본인은 펄쩍 뛰겠지만 항간에서는 농담반진담반 안호영 의원의 통합시장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도 있다. 어쨋든 통합시는 전북 인구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기 때문에 첫 통합시장은 4년뒤 가장 유력한 도지사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일 통합이 된다면 김윤덕, 이성윤, 정동영, 안호영 의원의 관심사도 빠르게 통합시장 쪽으로 쏠릴 소지가 있다. 메가톤급 이슈인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머지않아 첫 통합시장 건이 핵심의제로 떠오를것 같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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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7

[의정단상] 공직 후보자, 아는 만큼 참모습이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문으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사실 조선시대 문장가 저암 유한준의 글에서 유래했다. 원문은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즉 ‘알면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비로소 참모습이 보인다’는 뜻이다. 무엇을 얼마나 알고 마음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대상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말이다. 이 말은 사람을 선택하는 일, 곧 선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거는 결국 ‘사람’을 제대로 보는 일이다.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선거의 과정 속에 있다. 선거에 무관심하면 후보자의 겉모습과 자극적인 언행만 기억에 남기 쉽다. 반대로 그 흐름을 지켜볼수록, 우리는 후보자를 더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 후보가 어떤 공약을 준비했는지, 검증의 자리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품격을 지키는지 이 모든 것이 후보를 ‘제대로 보는 눈’을 만든다. 필자는 일전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빌려 ‘선거가 만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거는 작게는 한 지역의, 크게는 국가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택이다.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정책이 달라지고, 예산의 쓰임이 달라지며, 우리의 일상과 지역의 미래 또한 달라진다. 선거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우리의 내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지난 23일부터 31일까지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절차는, 전북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첫 단계다. 지방선거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으로서 필자는 이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출마자들이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고, 유권자가 그 과정을 지켜보며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도당의 역할이다. 선거의 출발선이 바로 서야, 그 이후의 경쟁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에서의 운영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역시 바로 서야 한다. 필자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선거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산어촌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는, 지방 시·도 의원 정수 산정 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 주민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의 균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시도다. 이는 지역의 규모나 여건에 따라 정치적 대표성이 약화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무리 공정한 규칙을 마련하고 제도를 정비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좋은 선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선거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비로소 살아난다는 사실이다. 도민 여러분께서 선거의 전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후보와 정책을 더 알고 이해할수록 후보의 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힘도 함께 자라난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는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전북의 미래를 여는 선택의 과정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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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6

[타향에서]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얼마 전 경주를 여행하며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화려한 유적의 규모가 아니었다. 시티 관광버스 안내원의 태도와 열정이었다. 그는 단순히 정해진 멘트를 읽는 가이드가 아니었다. 경주의 지리와 역사, 통일신라의 형성과 쇠락, 왕릉 하나하나의 의미를 마치 고등학교 역사 교사, 아니 그 이상의 전문성을 지닌 사람처럼 풀어냈다.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버스 안은 짧은 이동 시간에도 유쾌한 역사 교실이 되었다. 설명이 끝날 때마다 감탄이 흘러나왔고, 일부 관광객은 “이런 안내라면 다시 경주에 오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관광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의 품격이 완성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순간이었다. 경주는 면적이 넓고 자원이 많은 도시다. 서울의 두 배에 이르는 공간, 전주보다 훨씬 큰 도시 규모는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관광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불국사 인근의 오래된 숙박시설이 문을 닫는 현실 속에서도 경주는 멈추지 않고 관광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석굴암과 다보탑, 왕릉과 고분군에 현대 조명 기술과 디지털 해설을 접목해 과거를 현재의 체험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첨성대는 그 상징성을 새롭게 해석한 대표 사례다. 매우 단순하고 자그마한 구조물이지만,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입혀 야간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낮에 보는 유적이 지식이라면 밤에 만나는 첨성대는 감동이다. 경주는 역사를 박제하지 않고 살아 있는 콘텐츠로 되살려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것이 관광 도시가 갖춰야 할 시대 감각이다. 전라북도는 어떤가. 우리는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강력한 상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전주 시티 관광’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전북의 역사와 문화는 전주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김제의 지평선과 농경문화, 익산의 백제 유산, 완주의 자연과 생태, 임실의 치즈 산업과 생활문화는 모두 전주와 연결된 자산이다. 여기에 전주와 김제 사이의 모악산을 비롯한 크고 작은 명산, 금산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 문화, 모악산 일대에 공존하는 기독교와 천주교 유산, 증산도와 동학 전통까지 더해지면 이 지역은 대한민국 영성 철학의 보고라 할 만하다. 이 보석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지 못한 것이 우리의 한계였다. 이제 필요한 것은 통합 전주 마케팅, 더 나아가 통합 전북 관광 전략이다. 관광은 점이 아니라 선이고, 선이 이어져야 길이 된다. 길이 만들어질 때 체류 시간이 늘고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 특히 익산·김제·정읍·전주를 잇는 KTX 접근성은 젊은 MZ 세대를 야간 관광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결정적 기반이다. 여기에 AI 기술과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관점이 더해져야 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세계인이 이해할 언어로 풀어내는 상상력, 과거를 현재의 체험으로 바꾸는 기술이 필요하다. 나아가 익산의 백제 문화유산과 전주의 후백제 역사 스토리를 결합한다면 전주는 단순히 조선시대의 역사 도시에 머무르지 않는다.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반도 정신문화의 흐름을 보여 주는 상징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관광은 풍경을 소비하는 산업이 아니라 시간을 여행하게 하는 산업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전북은 자원이 없어서 뒤처진 곳이 아니다. 스스로를 작게 보는 마음이 발목을 잡아 왔다. 경주가 보여 준 자긍심과 준비된 사람의 힘을 전주와 전북은 겸허히 배워야 한다. 관광은 지역의 얼굴이다. 그 얼굴에 자신감과 품격이 담길 때 사람은 다시 그곳을 찾는다. /곽영길 전북도민회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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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6

[기고]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

2026년 1월 29일, 대법원은 남원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건에서 남원시의 최종 패소를 확정했다. 남원시와 민간개발사업자 간의 실시협약은 유효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거친 행위의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남원시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문제의 핵심은 남원시가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시키고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계약을 어겼다는 데 있다. 결국 남원시는 원금 405억 원에 연 12% 이자를 더한 500억 원대의 배상금을 시민의 혈세로 떠안게 됐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의 주도로 시작돼 시장 교체와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된 끝에 남원시는 재정 파탄의 벼랑으로 몰렸다. 이는 시장, 의회, 공무원이 함께 만든 행정 실패이자 정책 붕괴다. 이 사태의 실체와 책임자를 단호히 밝혀야 한다. 첫째, 재정 파탄의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남원시의 재정자립도는 8.9%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 열악한 형편에서 500억 이라는 거금은 시민의 숨통을 죄는 족쇄이다. 복지, 교육, 청년, 노인, 도시인프라 예산을 잠식할 것이 분명하다. 시는 향후 5년, 10년 단위의 변제 계획과 어떤 사업들을 포기할 것인지, 재원 조달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남원시민은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둘째, 행정과 정치적 책임자를 밝혀라. 모노레일은 사업구상, 협약체결, 의회의결, 중단결정, 상고과정에 수많은 사람이 관여한 사업이다. 투자심사와 법적 검토는 적정했는가? 협약조항은 왜 이렇게 남원시에 불리하게 작성되었는가? 당시 찬성한 시의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그 결과에 따라 징계·인사조치·구상권 청구 등 실질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지역 정치인과 국회의원도 명확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속히 제시하여야 한다. 셋째, 대형 사업 계약 시스템을 백지에서 다시 세워라. 건축·관광·환경 등 대규모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 교체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제2의 모노레일 사태는 또다시 재현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민간투자, 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 재정심사, 공개토론, 외부 전문가 자문을 의무화해야 한다. 협약 문구 하나까지 점검해, 원칙이 철저히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남원시민은 행동으로 심판하라. 다가오는 6월3일 지방선거에서 남원 시민은 시장, 시의원, 도의원 후보에게 모노레일 사태에 대한 평가와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구호만 번지르르하고 정책도 대안도 없는, 자리만 지키고 제 역할은 하지 않는 이른바 시위소찬(尸位素餐)형 후보는 과감히 떨어뜨려야 한다. 다섯째,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으로 책임을 물어라. 주민소송은 지방자치단체의 위법 행위나 예산 낭비에 대해 주민이 직접 책임을 묻는 제도다. 모노레일 협약 체결, 사업 중단, 상고 결정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점이 있었다면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그 결과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주민소송과 구상권 행사를 통해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이 시작했지만, 그 대가는 남원 시민의 분노와 좌절, 허탈감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책임 추궁이야말로 또 다른 모노레일 사태를 끊어내는 유일한 길이다. 그것이 남원을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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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45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고육지책에도 ‘운영 중단’ 위기감 여전

속보=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운영 정상화를 위해 익산시가 전문기관 투입 방침이라는 고육지책까지 내놨지만, 운영 중단에 대한 위기감이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농가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025년 12월 11일자 8면·19일자 5면, 2026년 1월 20일자 8면·22일자 8면 보도) 운영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어양점 관리위탁 동의안 심의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익산시의회가 이를 부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의회 안팎에서 새어 나오고 있어서다. 뾰족한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운영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와 시민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시는 어양점 운영을 위해 공공성을 갖춘 전문기관 투입 방침을 밝혔다. 감사에서 부정이 드러난 기존 위탁운영 조합은 관련 법령상 재위탁이 불가능하고 대안으로 삼은 직영 방침마저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재)익산푸드통합지원센터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센터가 현재 운영 중인 모현점과 대안이 절실한 어양점 모두 농민이 약정을 체결하고 출하 농산물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시스템이고, 운영 주체가 바뀌더라도 현재 어양점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어서 운영상의 문제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5일 심의 예정인 익산시 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관리위탁 동의안 통과 여부가 관건으로, 센터 위탁이 지역 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시는 여러 차례에 걸친 간담회와 보완책 제시 등을 통해 의회 설득 작업을 펼쳐 왔다. 그러면서 출하 농민 우선 보호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일각에서는 동의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기존 위탁운영 조합의 한 조합원은 “처음에는 시에 빼앗긴다는 생각 때문에 직영을 반대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다”라며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계속 출하할 수 있고 수수료도 깎아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이 대부분 소농이나 고령농인데 다들 물건 내기에 급급해 관심을 가질 여유 자체가 없고, 사태에 대해 조합원들이 알아볼 수 있는 자료도 없다”면서 “이번에 의회에서 동의안이 부결되면 최악의 경우 어양점 문을 닫아야 하는데, 조합원들 대부분은 그걸 잘 모른다”고 부연했다. 이어 “사실 조합이 내부적으로 패가 갈려 있는 측면이 있는데, 서로 싸우는 것도 이제 지칠 지경”이라며 “차라리 시나 센터가 직접 운영하고, 농가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소농·고령농을 위한 지원책을 시에 요구하는 게 솔직히 낫다”고 피력했다. 익산=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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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4 18:01

전주시 ‘피지컬 AI-J밸리’ 청사진…기업 유치가 관건

전주시가 국가 미래산업인 피지컬 AI 핵심 거점으로 ‘피지컬 AI-J밸리(이하 J밸리)'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1조 원 규모 피지컬 AI 실증단지와 연계해 기업 유치, 인재 양성이 가능한 집적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다만 사업 기간, 위치, 금액 등 구체적인 계획은 포함되지 않아 뜬구름 잡기식 계획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4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지컬 AI 인프라가 집적화된 J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 기업·인재를 유치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J밸리는 전주권 내 약 100만㎡(30만 평 이상) 규모로 조성한다. 기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업무와 주거, 상업 기능을 갖춘 도시형 산업 클러스터로 개발한다. J밸리의 성공은 기업, 연구기관 유치에 달려 있다는 게 전주시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시는 J밸리를 연구개발특구, 기회발전특구 등 관련 특구 지정과 연계해 규제 완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세제 혜택, 재정 지원 등 범부처 통합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 연구기관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AI 국가연구기관 유치에 속도를 낸다. 인재 양성과 관련해서는 전북대, 카이스트 등과 연계해 피지컬 AI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육성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전주시는 J밸리 조성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피지컬 AI-J밸리 추진단’을 신설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이달 안으로 과 단위 조직으로 신설하고, 상반기 안으로 국 단위 조직으로 승격할 예정이다. 또 기존 AI 추진위원회를 확대·개편한 ‘민·관 합동 피지컬 AI-J밸리 조성위원회’도 구성한다. 추진위원회는 산업 비전 수립, 연계 사업 발굴을 위한 정책 자문을 맡는다. 이 밖에 전주시는 현대자동차, 네이버, SK 등 국내 피지컬 AI 앵커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를 가동해 공동 기술 개발,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 시장은 “J밸리 조성을 첫걸음으로 지역 미래산업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겠다”며 “산업과 인재가 선순환하고, 기술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전주만의 피지컬 AI 특화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AI 선도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6.02.04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