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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소상공인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그곳 진안에는 부귀 시장이 있었다. 내 기억 속 그곳은 부모님과 함께 들러서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 구경도 하고, 맛있는 주전부리도 즐길 수 있던 특별한 놀이터였다. 진안 부귀면에 있던 부귀장은 매달 여섯 번, 4일과 9일에 열리던 오일장이었다. 내 어린 시절의 부귀장은 왁자지껄하던 시장이었고 이 마을 저 마을 사람들이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생생한 정보통이었다. 그랬던 부귀장도 이제는 세월이 흘러 아련한 역사의 한 페이지로만 남아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때는 전통시장이 우리네 상권의 중심이었으나, 산업화와 디지털화라는 경제구조의 변혁속에 상권의 중심도 계속 바뀌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모든 산업에 걸쳐 커다란 전환의 모멘텀을 제공하였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언택트, 디지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대기업인 애플은 주2일 출근제를, 구글 또한 주 3일 출근제를 실시하는 등 사람들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8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5.2%에서, 금년 7월에는 47.7%로 대폭 증가하였다. 이런 추세라면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소상공인들 또한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있다. 소상공인들은 그 단어 자체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세한 규모의 상인들을 뜻한다. 주로 생계형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생업의 어려움 또는 새로운 투자를 위한 여력 부족 등으로 인해 시대적 변화에 제대로 대처해나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 전라북도는 이러한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비대면 경영전환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도내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구매 비중 증가 등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한 소상공인 상품 판매를 돕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입점에 익숙하지 않은 도내 소상공인들에게 온라인 상세 판매페이지 제작, 홍보영상물 제작 지원 등 온라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데 정책목표를 두고 있다. 올해에는 배민쇼핑라이브, 카카오쇼핑라이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들이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에 도내 소상공인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배달의 민족에서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한 고창의 한 장어 업체는 라이브커머스로 2,400만원 이라는 놀라운 판매액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앞서 온라인 시장 진출을 돕는 사업 이외에도 전라북도에서는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등 23개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아무리 행정에서 좋은 사업을 만들어도, 이용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 할 것이다. 우리 도는 도내 소상공인들이 편하게 지원사업을 안내 받고 적극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희망콜센터(1588-0700)도 운영하고 있다. 희망콜센터를 통해 정부와 우리 도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 중 본인에게 알맞은 지원사업들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 수 있다. 많은 도내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우리 도의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에 머물지 않고 거상(巨商)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김종훈 전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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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5 13:43

당신이 잊어버린 것과 내가 잃어버린 것

네 살 무렵인가. 그쯤이 아마 외할머니가 내 기억 속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일 것이다. 부모 님이 맞벌이를 했던 터라, 어릴 적 나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다. 늦은 아침 눈을 뜨면 할머니 무릎에 앉아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를 보고, 점심시간이 되면 전자레 인지에 갓 돌려 봉긋하게 부푼 계란찜에 밥을 비벼 먹었다. 간식은 주로 얇게 썰어 갈색 설탕을 친 토마토였고, 서너 시쯤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십오 분 정도 떨어진 동네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다녀와서는 저녁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눈을 피해 화분이 널린 베란다를 넘어 다니다, 자칫 선인장 가시가 손에 박혀 혼이 나기도 했다. 그 시절 외할머니는 내게 엄마이자 아빠, 친구이자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보물이었다. 일곱 살이 되던 해, 우리 가족은 부모님의 직장 문제로 할머니를 홀로 남겨둔 채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후 내 삶에서 할머니의 비중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매일 보던 할머니를 주말에만, 그러다 한 달에 한두 번, 나중에는 명절에나 겨우 찾아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파워레인저 대신 드라마를, 계란찜 대신 라면을, 토마토 대신 과자를 찾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내게 할머니는 그 전만큼 애틋하거나 소중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건 초등학교 삼 학년 때였다. 어느 가을날 저녁, 엄마와 함께 택시를 타고 급히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어린 내게 치매라는 병은 무척이나 생소하고 아득했다. 단지 할머니가 나를 잊을까 문득 겁이 날 뿐이었다. “엄마, 그럼 이제 할머니가 나 못 알아보는 거야?” 적막이 깃든 택시 안에서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 그럴 리가. 그냥 조금 더 자주 깜박하실 뿐이야.” 엄마는 별일 아니라는 듯 덤덤히 대답하며 내 머리칼을 쓸어주었지만, 두 눈엔 미세한 불안과 절망이 서려 있었다. 그날 밤 마주한 할머니는 내 걱정과 달리 평소처럼 인자하고 따듯했다. 이후 시간은 무심하게 흘렀지만, 삼촌 댁으로 이사한 할머니는 한동안 그 모습 그대로였다. 담당 의사의 말에 따르면, 할머니는 다른 치매 환자들보다 비교적 질병의 경과 속도가 더디고 상태도 양호했다. 날이 갈수록 같은 말, 같은 행동을 더 많이 반복하곤 했지만 그게 다였다. 때문에 내 마음 한편에는 ‘할머니의 병이 기적처럼 흔적도 없이 낫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기대가 일기도 했다. 그로부터 칠팔 년 뒤, 이런 내 철없는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할머니의 병세는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날짜를 잊고, 계절을 잊고, 집에 가는 길을 잊고, 젓가락질하는 법을 잊었다. 말을 잊고, 감정을 잊고, 나의 이름과 얼굴을 잊고, 끝내는 당신마저 새하얗게 잊어버렸다. 공허한 두 눈동자에는 더 이상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담겨 있지 않다. 엊그제 꿈에 외할머니가 나왔다. 고등학생 때부터 종종 있는 일이다. 꿈속에서 할머니는 항상 정신이 온전한 예전 모습을 하고 있다. 나를 ‘우리 강아지’라 부르는 애정 어린 목소리, 푸근하고 개구진 미소, 주름진 손의 온기까지 하나하나 선명하게 느껴진다. 꿈에서 깨면 한동안 죄책감에 젖는다. 치매는 외로워서 앓는 병이라던데, 그때 나는 왜 그리도 쉽게 할머니를 등한시했을까. 오래전 멈춰버린 자기만의 세상에 갇힌 할머니는 혼자 얼마나 고독하고 두려울까. 한때 나의 엄마이자 아빠, 친구이자 선생님이었던 보물은, 이제 까마득한 심해에 가라앉아 더는 닿을 수 없다. /이민주 고려대 미디어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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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5 13:41

전라북도 미래교육을 위한 제언

제19대 전라북도 서거석 교육감이 취임한 후 공약사항인 미래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자칫 성급한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 깊은 철학적 사유 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물에 매달리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말하는 미래교육에는 AI, VR, 코딩, 로봇 등과 같은 기기들을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AI나 VR, 코딩, 로봇과 같은 기기들은 도구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미래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면서 앞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앞서야 한다. 미래학자들은 지금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 속도라면 2045년도에는 어떤 세상이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변화의 시대에 맞춰 미래교육이 요구되며, 그 도구로 AI, VR, 빅데이터, 코딩교육 등이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의 철학과 이러한 도구를 어떤 교육과정에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계획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지구의 사계절이 생기는 이유가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채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가상현실을 활용한다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과 똑같은 학습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학습이 이뤄진다면 학습자는 수동적 지식 수용자에서 능동적 지식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미래교육은 학습자가 학문을 발견하는 학자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미래에는 과학과 기술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현재의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평생 최소한 4~5개의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성과 적응력이 필요하다.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성은 현재의 대학입시제도로는 한계가 있다. 객관식 문항에 답을 적어서 그 결과가 O,X로 판별하는 방식의 평가와 교육방식은 학생들의 사고를 제한한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틀린 것을 허용하고 격려하며 응원하면서 학습자 스스로가 아이디어와 지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한다. 미래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근육”도 필요하다. 김주환 교수는 우리가 물체를 들거나 활동을 할 때 근육이 필요하듯, 어떠한 일을 추진하고 완수하는 데에도 이러한 “마음의 근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음의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어렸을 때 행복했던 경험, 성공했던 경험, 실패했을 때 격려와 용기를 받았던 경험 등을 이야기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마음의 근육”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외에도 협동심, 의사소통능력,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 등 다양한 역량들이 필요하다. 전라북도 미래교육은 다양한 역량을 함께 키워나가며 새로운 세상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혁신학교에서 얻은 장점들을 살리고, 디지털 기기들을 학교 교육과정에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만 알찬 전라북도 미래교육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백현 고창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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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5 13:38

지구를 지키는 기업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소비자 불매운동 구호쯤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한 의류회사가 내세운 광고 문구다.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가 옷을 사지 말라는 메시지로 광고를 만들었으니 아무래도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이 특별한 광고의 주체는 미국의 친환경 의류회사 <파타고니아>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가장 큰 폭의 세일 시즌이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의 뉴욕타임스 광고로 처음 등장했다. 이 기업의 목표는 ’지구에 불필요한 해를 끼치지 않고 사업을 통해 자연을 보호‘하는 것. 목표가 지구를 향하고 있으니 사업은 그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수많은 기업이 행해온 마케팅 전략과 그 과정에 비추어보면 자칫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지속적인 실천으로 환경보호에 앞장 선 가장 모범적인 친환경 기업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기업이 최근 또 하나의 화두(?)를 세상에 던졌다.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 회장(83)이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회사 지분 100%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재단 환경단체에 넘기면서다. 쉬나드 회장이 사회에 환원한 지분은 30억 달러(한화 4조 1800억 원). 그중 신탁사에 넘긴 2%를 제외한 98%를 환경단체에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쉬나드 회장의 경영 철학과 실천은 남다르다. 파타고니아를 창업한 것은 지난 1973년. 암벽 등반전문가였던 쉬나드 회장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장비를 제품으로 생산해냈는데, 아무리 잘 팔리는 도구라 해도 자연환경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면 곧바로 제조를 중단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유기농, 친환경 원단만 사용하는 것은 원칙 중에서도 원칙.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옷을 생산하고, 파타고니아 사이트에는 새 옷을 사기전에 ’중고 장터부터 확인해보라‘거나 헌 옷을 수선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이미 30여 년 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출의 1%를 ’지구세(Earth Tax)‘라고 이름 붙여 기부해왔으며 해마다 받게 될 1400억 원 규모의 배당금도 생물다양성 보전을 비롯한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한다. 쉬나드 회장은 회사 지분을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면서 “내 삶을 이런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것이 소수의 부자와 수 없이 많은 가난한 사람들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더했다. 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활동(ESG)이 부상하고 있다. 쉬나드 회장이 가져올 선한 영향력이 더 기대된다./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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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2.09.22 17:29

<금요수필>눈으로도 들어보시오

수도원에서 수도생활을 하시는 어느 신부님의 강론에서 흥미 있는 얘기를 들었다. “강론을 할 때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이 나서 더 열성적이고 풍성한 내용을 전하려고 노력하지만 벽에다 대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조금 얘기하고 그만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녀원의 수도자들은 귀로만 듣지 않고 눈으로 듣는 반면 신부님들은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는 얘기였다. 수녀님들의 경우 얘기는 귀로 듣지만 눈을 맞추며 어서 다음 얘기를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같아 즐겁다는 것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은 신부님들은 몸은 안에 있지만 마음은 밖에 있다는 뜻으로도 들렸다. 그렇지만 설마 동풍취마이東風吹馬耳(말의 귀에 동풍이 분다는 뜻으로 아무런 감각이나 반응이 없음)나 마이동풍 馬耳東風 우이독경 牛耳讀經 같은 뜻은 아니리라 믿었다. ‘귀 소문 말고 눈 소문내라’ ‘귀 장사 하지 말고 눈 장사 하라’ 는 우리 속담의 뜻은 귀로 듣는 사실과 눈으로 보는 사실을 반드시 확인 하라는 타이름이 아닐까. 실제로 우리 생활 가운데 이러한 타이름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각종 불상사는 헤아리기조차 부끄럽다. 요즘 귀로만 듣는 ‘카더라’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격의 손상을 입고 피해를 당하고 있는가. ‘좋은 노래도 세 번 들으면 귀가 싫어한다.’ 호가창창불락 (好歌唱唱不樂)인 것처럼 국정을 논의해야 될 선량들마저 허구한 날 ‘카더라’에 매달려 세월을 좀먹고 있다. ‘아니면 말고’가 독버섯처럼 존재하고 있는 사회가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 코로나 19로 집안에 갇혀 사는 사람들의 유일한 위안거리인 TV조차 그런 짓을 하고 있으니 힘없는 국민은 무엇을 낙으로 삼고 살아야 할까 답답하다. 천지는 인자하지 않다(天地不仁)는 말을 새겨 볼 때가 아닐까 싶다. 천지는 천지의 이치를 거스르는 자가 천지의 이치를 깨닫고 순종할 때 까지는 인자하지 않다는 뜻이며 거기까지 가기 위하여 귀로도 듣고 눈으로도 들으라고 신부님은 권고는 절절히 공감을 주었다. 오감을 다 동원해도 모자랄 텐데 어찌 보면 가장 줏대가 없는 청각에만 의지하여 사물을 판단하려는 우리들의 의지를 지적해 준 듯하다. 밖에 있는 국외자가 아니라 항상 안에 있는 주관자의 의식을 버리지 않을 때 하늘은 비로소 우리에게 인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도 그런 뜻에서 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믿음의 사회, 정의로운 사회, 공정한 사회 그리하여 드디어는 일등국가로 가는 길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보지도 듣지도 못하던 헬렌 켈러는 다른 애들처럼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의사 표현을 못 하니 난폭한 활동을 하기 일쑤였다.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고, 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하나하나 경험하고 반복 또 반복하며 알아갔다. 모든 것을 만져보고, 손가락으로 알파벳을 익혀 단어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헬렌 켈러가 처음 ‘water(물)’이라는 단어를 배우기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안홍엽 수필가는 전주 MBC 편성국장을 역임했고 <월간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협, 전북문협회원으로 전북문화상, 방송작품상을 5회 수상했고 산문집 <사랑이 꽃비 되어>, <별과 사랑과 그리움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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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2 16:43

기업 유치와 동시에 지역 강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확대해야

언제부터인가 주변을 둘러보면 대규모 신축 공사장에 지역 건설 업체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광주·전남의 업체들로 도배되어 있다. 간혹 충남 업체들도 눈에 띄고 있다. 대형 토목 공사는 모두 타지 대기업 건설업체 몫이다. 지역 건설사는 간혹 낮은 지분의 컨소시엄이나 하청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에 1군 건설 업체가 없어 주요 공사 입찰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그나마 사업규모가 큰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나 대규모 아파트 건설 사업도 거의 대부분 외지 업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전북에서 도급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건설사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중견 건설 업체들도 2군에 턱걸이하거나 그 이하에 머물러 있는 참혹한 상황이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지역 경제가 몰락하여 시장 규모가 작고 어쩌다 시행되는 대규모 토목 사업은 외지의 1군 업체가 주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역의 중견 업체들은 일감이 없어 도급을 확대하지 못하고 서울 사무소를 내거나 수도권으로 진출하여 일감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GM이나 현대 중공업 군산 조선소 사태에서 보듯이 그나마 있는 몇 개의 대기업 공장들은 보완 관계에 머물러 있어 지속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 불황으로 경기가 침체되거나 경쟁력 문제로 구조 조정이 필요하면 비중이 큰 본 공장의 위험 부담을 더는 역할로 인력을 축소하기 일쑤이고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하며 본사 파견 인력들은 1 공장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지역의 고용 인력은 대부분 실업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 유치는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핵심 공장이 오지 않으면 늘 불안정성으로 인한 자본과 공장 철수의 위험 부담을 지역이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와 안정적인 정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미래 먹을거리와 관련된 신기술로 승부하는 새로운 사업영역의 기업을 유치하여 공장을 설립하거나 틈새시장이나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강소 기업이 유치되어야만 성과를 지속하여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현재는 비록 규모가 대기업 군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신기술을 통한 미래의 먹을거리와 관련된 기업이라면 이후 충분히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전기 자동차 영역과 관련한 다양한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거나 신기술을 적용한 자원 재활용에 특화된 강소 기업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역에도 미래에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강소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미 중권가나 경제계에서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새롭게 부각되며 떠오른 기업이지만 지역에는 경제계가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기업들이다. 미래에 더욱 중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작지만 강한 시장성을 가지고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며 사업을 확장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 일약 대기업으로 성장하며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기업 유치와 더불어 지역의 강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동시에 진행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지역의 많은 젊은이들이 지역을 등지지 않고도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것이다. 기업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소상공인과 소규모 자영업도 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관이 나서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 윤 정부에서 소극적인 지역 화폐, 지역 플랫폼과 관련한 분야도 정치권과 연대하여 축소되거나 사장되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전국적 명성을 떨치며 현지인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먹을거리인 군산 이성당. 전주 현대옥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 중소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김영기 객원 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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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2 14:02

입영판정검사란 무엇인가요

입영판정검사란, 입영 후 귀가에 따른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부터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서 입영 후 군부대에서 받았던 신체검사를 입영 전 병무청에서 검사 받고 현역 적합 판정을 받는 경우 입영하는 제도입니다. 대상은 현역병입영 통지서와 함께 입영판정검사 통지서를 교부받은 사람입니다. 다만, 입영판정검사는 연차별 확대 예정으로 입영판정검사 비대상 부대로 입영하는 사람의 경우는 군부대에서 입영신체검사를 받습니다. 2022년도 입영판정검사 대상부대는 31, 32, 35, 37, 39, 50, 7, 12, 15, 21, 27, 36사단입니다. 입영판정검사 제외 대상은 병역판정검사·재병역판정검사·입영판정검사 또는 현역병지원신체검사를 받은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현역병 및 모집 선발이 취소되거나 병역의무이행일이 연기된 사람입니다. 입영판정검사 시기는 입영일 14일 전부터 3일 전까지이며 장소는 각 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장입니다. 입영판정검사 과정은 병역판정검사와 동일하여 약 3~4시간 정도 소요되며 인성검사와 인지능력검사로 이루어진 심리검사 및 혈액·소변검사 등 기본검사 그리고 각 과목 검사로 이루어진 신체검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장·체중은 측정하되 신장·체중으로 신체등급을 판정하지는 않습니다. 검사 시 유의사항은 혈액·소변검사 실시로 금식을 권장하며, 검사 2~3일 전 과도한 음주 또는 기름진 음식 섭취 자제입니다. 시력측정은 안경 및 렌즈 미착용한 나안상태에서 측정하고 있어 렌즈보다 안경 착용이 편리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병역판정검사 이후 새로운 질병이 발병하였거나 기존에 앓던 질병이 악화되어 군복무가 곤란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병무용진단서, 수술기록지, 진료기록지, 최근 촬영한 의료영상자료 등을 반드시 지참하고 입영판정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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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2 14:01

구름 속에서

어떤 양면성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 나에게는 대학교 3학년 겨울에 떠났던 해남 여행이 그랬다. 나를 포함한 네 명의 여학생들이 배낭 하나씩 들고 땅끝마을로 향했고 즉흥적으로 보길도까지 다녀왔다. 넷 다 주머니가 가벼웠으나 열정적으로 많은 곳을 다녔으며 잊지 못할 경험들을 했다. 우리는 광주역 앞 음식점에서 여행의 첫 끼니를 해결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는 틈새 시간에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는 흔한 식당들이 십여 개나 늘어서 있었는데 그 중 하나였다. 벽에 높직하게 올라 붙은 메뉴판에는 30가지가 넘어 보이는 음식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메뉴판을 보면서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볶음밥,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등의 평범한 메뉴가 물망에 오르는 순간 불벼락이 떨어졌다. “통일해 이x들아!” 갑작스러운 욕설에 번쩍 각성되어 우리는 1초만에 볶음밥 4인분으로 통일했다. 주방에서는 계속해서 욕설이 쏟아졌다. 싸가지없는 x들이 처싸돌아댕기면서 사람 바쁜 시간에 이거저거 시켜 쌓고 싸가지 없는 x들이... 우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아무 문제 없이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해 잘 먹고 있었다. 우리는 놀라고 부끄러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기분을 상한 것은 분명해서 음식을 먹지 말고 나갈 것인가 조용히 의논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뭔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번개처럼 빨리 음식이 나왔다. 우리는 대충 먹고 얼른 떠나자는 눈짓을 주고받으며 상한 마음으로 말없이 볶음밥을 한입 먹었다. 그리고 우리 인생 최대의 반전이 일어났다. 볶음밥은 정말이지 태어나 먹어본 어느 유명 음식점보다도 뛰어나게 맛있었다. 기차역 앞 허름한 음식점에서 호남의 손맛을 볼 것 이라고는 결코 기대하지 않았던 우리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 얼굴을 예의주시하던 사나운 주인아주머니는 껄껄 웃기 시작했다. “어딜 가거든 싸가지 있게 굴어! 기집애들이 사람 바쁜 데 눈치없이 굴지 말고!” 그 말에는 분명히 아까와는 다른 온기가 묻어 있었다. 우리는 마지막 밥풀 하나까지 싹싹 긁어먹고 아주머니와 서로 웃음 섞인 인사를 주고받은 후 버스를 타고 해남으로 향했다. 나는 이 일화로 술자리의 좌중을 즐겁게 하는 데에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서 남자들은 정확하게 정반대의 경험을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똑같이 돈 없고 어리숙하게 여행을 다녔던 그들은 시골 식당에서 언제나 환대와 귀여움을 받았으며 계란후라이 같은 것이 덤으로 더 얹혀 나오는 식의 경험들을 했다. 가장 중요한 장면을 임팩트 있게 전달했고 주절주절 말이 길어봤자 좋을 것이 없으므로 나는 그 여행의 더 자세한 장면들은 묘사하지 않는다. ‘놀고 가자’며 우리를 쫓아오던 네 명의 남자들이나, 매운탕에 공기밥 네 개를 주문했다가 쫓겨나고 만 횟집 같은 일들은 하나도 재미있지 않으므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곳의 아름다운 풍경이나 신경써서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덕담을 건네던 친절한 동네 사람들, 새살거리며 밤새 놀던 우리의 젊음 같은 것들로 그것은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결론지을 만했다. 우리는 아무도 죽거나 강간당하지 않고 무사히 여행에서 돌아왔다. 우리를 스쳐간 것들은 ㄴ자 욕설이 붙기는 했으나 어디 가면 ‘싸가지’를 챙기라는 가르침, 또는 함께 놀고 가자는 제안 같은 것들에 불과했다. 쉽사리 호의의 가면을 쓰는 혐오표현에 우리는 적극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때 스물두살이었던 우리를 스쳐갔던 공포 같은 것은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누가 죽은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세상 여성들의 속을 털어보면 그런 먼지같은 일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올 것인데, 그런걸 말해봤자 별일 아니라고, 좋은 뜻이었다고, 너희가 먼저 잘못한 것이 아니냐고, 왜 그렇게 예민하냐고 되묻는 목소리에 부딪치기 일쑤다. 우리를 둘러싼 공기 속에는 그런 수많은 먼지같은 일들이 있었고, 보이지 않으나 거대한 그 먼지구름은 끝내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사건으로까지 연결되고야 만다. 그 탁한 구름에 질식해 증오가 높아진 세상은 남녀 모두에게 숨쉬기 힘든 곳이 된다. 비가 오지 않으나 날이 흐리다. 신당역 사건으로 목숨을 잃으신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심윤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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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2.09.22 13:41

내년 3월 조합장 선거, 깨끗하게 치르자

내년 3월 8일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림청이 전국 1353개 농·수협 및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의 선거업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했다. 이에 따라 9월 21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와 그 배우자 및 후보자가 속한 기관·단체·시설에서의 기부행위는 제한된다. 전북지역에서는 111개 조합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도 기부행위가 제한·금지됨에 따라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예방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기대와 달리 혼란이 극심했다. 각 조합에서 개별적으로 선거를 치를 당시 벌어졌던 금품수수 관행과 과열·혼탁 등의 부작용을 단번에 척결하기는 역시 어려웠다. 내년 3월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가 ‘돈 선거’ 척결에 단속 역량을 집중, 불법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공명선거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에도 과열·혼탁선거에 대한 우려는 떨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조합장선거에서는 그 속성상 서로 잘 아는 마을 조합원 간에 오래전부터 은밀하게, 또는 관행적으로 음식이나 금품을 제공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가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그러다보니 선거가 끝난 후에도 불법·부정선거 논란과 함께 사법처리가 이어지면서 지역사회가 다시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내년 선거는 지난 2015년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위탁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 세 번째 실시하는 선거다. 이제는 공명선거를 정착시켜야 한다. 두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각종 문제점이 노출돼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에 앞서 입후보자와 조합원들의 공명선거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 선관위 등 국가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공명선거를 치르는 데 한계가 있다. 조합장선거 입후보자와 유권자인 조합원 모두가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협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합을 이끌어갈 올바른 일꾼을 뽑는 선거인만큼 조합원 스스로가 중심을 잡고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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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9.22 11:30

대통령 신뢰도

얼마 전 한 시사주간지에서 발표한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시사IN’이 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조사해 공개한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1위(29.8%), 박정희 전 대통령(24.3%)이 2위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조사에 포함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1%로 3위를 차지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30대 여성과 광주·전라, 학생층에서 신뢰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뒤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13.5%로 4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3.6%로 5위였다. ‘시사IN’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를 실시해왔다. 2007년 첫 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52.7%로 1위를 차지한 이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까지 줄곧 앞서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전해 1위로 올라섰다. 노 전 대통령은 보수진영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다음으로 신뢰도가 높았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층에서 44.1%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노 전 대통령이 14.6%로 2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8.0%, 김영삼 전 대통령 4.1%, 이승만 전 대통령 3.7%, 박근혜 전 대통령 3.5% 순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뢰도가 높은 것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탈권위적인 면모와 파격적인 소통 행보로 친숙한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많이 각인된 덕분이다. 특히 지역감정 해소와 함께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에 주력한 점이 호평 받는다. 세종복합중심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 등 현직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임기 첫해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3.62점으로 가장 낮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해 6.59점, 문재인 대통령은 6.67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첫해 신뢰도 조사는 하지 않았다. 신뢰도 점수는 0~4점 불신, 5점 보통, 6~10점 신뢰 구간으로 분류한다. 취임 100일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는 국정농단사태로 탄핵 직전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도 3.91점보다도 낮았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매우 중요하다. 국민적 신뢰와 지지가 있어야 국정 운영 동력도 담보할 수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어떻게 힘 있게 국정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해 윤핵관 논란,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등 당내 갈등, 경찰국 신설, 대통령실 용산 이전, 도어스테핑 발언 등이 국민과의 불신 원인으로 꼽힌다. 하루빨리 국민적 신뢰 회복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의 걱정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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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2.09.21 18:02

규제 완화 반대 움직임, 건설단체 침묵 '빈축'

전주시의 각종 규제완화 정책에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의 목소리도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규제완화 정책 반대를 대안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폄하하면서도 건설관련 단체들은 정작 이에 맞설 논리적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보존과 개발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슈다. 그러나 조화로운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개발을 주장하는 측의 주장에도 귀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전주시는 민선 8기 성장 지향 정책 기조에 맞춰 40m 이상 건축물의 높이 제한과 공원 주변 고도지구 층수 제한, 원도심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 등 각종 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도시와 비교할때 전주시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해 전주의 성장을 막아왔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시는 연내에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하고 이를 토대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는 등 도시관리계획(정비) 변경 용역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주시의 구상에 시민사회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2일 논평을 통해 개발업자와 건물주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도시의 주인인 시민의 권리를 담는 도시공간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높이 40m 이상 개발행위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폐지하겠다는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는 전북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은 대안없는 반대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의 사전 높이 심의는 법에 없는 위법적인 제한이며 건축허가 과정에서 또 다시 심의가 이뤄지고 있어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민사회단체가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 달리 건설관련 10개 단체는 입을 다문 채 뒷담화나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이 논평에서 “도시를 지탱하는 다양한 기능에 맞춰 개발과 보존이 조화롭게 적용돼야 한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보존과 개발의 균형은 도시 발전의 필수조건이다. 보존이 개발을 막거나 개발이 보존을 막는다는 극단의 논리에서 벗어나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보존과 개발로 시민들의 삶이 불편해지거나 도시 발전이 가로막혀서는 안된다. 활발한 의견 개진과 토론을 통해 상생하는 전주시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21 18:01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소위원회 통과를 적극 환영하며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원택의원(김제,부안)이 대표 발의하고 안호영, 윤준병의원 등 전북지역 의원들이 주도하여 당론으로 채택한 「양곡관리법」개정안의 국회 농해수위원회 통과 소식이 들려왔다. 「양곡관리법」개정과 관련하여 김제시의회에서도 지난 8월 17일 제261회 임시회에서 의원 전원 발의로 “쌀값 폭락 방지 및 수급 안정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여 정부에 건의한 바 있어 이번 개정안의 농해수위 통과소식이 누구보다 반갑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발로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추가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9월 산지 쌀값은 20kg당 41,185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8% 폭락을 거듭해 수확기를 앞둔 농가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며, 8월 19일 김제시 봉남면 용신리 들녘에서는 한 해 동안 애써 기른 벼를 트랙터로 갈아엎는 등 절규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접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이원택 의원은 성명을 통해 “신곡 출하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은 쌀값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대단히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다. 농민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차일피일 미룰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양곡관리법 개정안 소위 심사 과정에서 쌀값 폭락을 외면하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지속적인 반대 입장을 고수한 농식품부와 여당이 보여준 행태에 유감을 표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쌀 시장격리 제도는 지난 2020년 변동직불금을 폐지와 함께 쌀값 안정을 위해 도입됐으나 지난해 쌀값 폭락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시장격리 방식도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진행되어 오히려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에 쌀값 폭락에 성난 전국 각지 농민들은 정부의 농축산물 시장개방 정책을 비판하고 서울로 상경하여 쌀값 보장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농민들의 분노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중고 속에서도 매년 쌀값의 지속적인 하락은 정부가 “양곡관리법”과 그 하위 규정들을 위반하여 발생한 일이며, 쌀값 안정을 위해 초과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정책인 ‘시장격리’는 작년 쌀 수확기에 시행됐어야 하는데도 정부는 때늦은 올해 2월에야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시장격리를 시행하여 농민들의 원성이 깊어졌다. 이후 5월에서야 추가로 시장격리를 하고 최근에는 10만톤 규모의 3차 시장격리에 대해 발표하였지만 이미 때 늦은 조치로, 시장격리 매입가격을 최저입찰가로 정하면서 쌀값 안정의 효과도 얻지 못했으며 농민들을 대표하는 기관인 농협의 경영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다. 특히 올해도 풍년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산지 창고에서는 작년도 벼 재고량이 예년보다 두 배가량 많이 적재된 상황이다. 현재 세계적인 경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영농자재비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는 것은 농촌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농업인들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만드는 것이어서, 종국에는 쌀 산업 전체의 위기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쌀값 폭락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양곡관리법」개정안이 지난 15일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를 통과해 농민들이 그나마 한시름 놓게 되었다.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원안 가결되길 희망하며 여당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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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1 17:14

새 정부 첫 정기국회, 전북 최대 현안은

제21대 국회 세 번째 정기국회가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았고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민생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정부는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예산 수백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슬그머니 넣었다가 필자의 지적으로 탄로가 났다. 민생 안정을 위한 입법과 예산이 중요한 시기이다. 국정이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향할 수 있도록 더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새 정부 첫 정기국회를 맞아 전북도청을 비롯한 각 시군과 국회의원실 모두 전북 관련 입법과 예산에 성과를 내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전북 현안은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오랫동안 부진하던 새만금 사업만 보더라도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부서가 생겼고, 새만금개발공사가 설립되었으며 예타 면제를 통해 새만금국제공항 건립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또한 탄소산업진흥원이 개원하고, 도민의 숙원이었던 군산조선소 재가동까지 공식화했다. 전북의 국가 예산 또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정치권의 노력으로 정부 1, 2년차에 사상 최초로 7조원 시대를 열었고, 작년에 8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무려 8조 9천여억 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초광역메가시티 전략에 의해 전북은 독자 생존이 가능하냐 마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따라서 이번 정기국회 전북 현안으로 단연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법이 꼽히고 있다. 지금 전북은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의 초광역메가시티 전략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제주와 강원이 부여받은 특별자치도 지위 또한 얻지 못하여 이중, 삼중으로 차별받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윤석열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조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예타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메가시티도 특별자치도도 아닌 전북은 지역 거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이에 필자는 전북도민의 염원을 담아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 8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을 각각 대표발의 했다. 이 법은 전라북도에 ‘특별자치도’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전북의 지역적·경제적 특성을 살려 자치권을 보장함으로써 균형발전과 더불어 경제, 생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총리 소속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위원회’를 두고 전북특별자치도가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사항을 심의,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균형발전특별회계도 별도 계정을 설치해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재정특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주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전북을 방문해 전북특별자치도 설치에 확고한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설치와 함께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유치와 금융중심지 지정, 공공의대 설립,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사업과 전주~김천 동서횡단철도 건설 등 전북의 현안 사업에 대한 당 지도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전북 정치권은 최근 여야 협치를 강화하며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유치, 국립 호남권 청소년디딤센터 유치,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유치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전북 지원 강화 약속과 여야 협치를 통해서 전북 현안 처리에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올겨울 도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필자도 국회에서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익산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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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1 15:48

항저우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 이 선수들을 주목하라

원래대로 하면 항저우 A/G 선수단을 구성해 파견을 목전에 두고 지도자와 선수들은 경기력을 정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한창 굵디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때이다. 임원들과 관계자들은 참가를 위한 행정 절차를 마치고 대한체육회와 국가대표선수촌은 현지에 우리 선수들이 도착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한 마무리를 해야 한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숙소와 식당, 연습장과 최상의 컨디셔닝을 위한 치료와 재활에 필요한 여건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 할 시기다. 그러나 코로나 사정으로 인하여 대회가 내년 9월로 연기가 되었다. 이쯤에서 항저우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는 선수와 다크호스로 떠 오를 수 있는 히든카드를 찾아보기로 한다. 전문체육인은 극한의 상황에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므로 기술, 체력, 정신력을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 그런 선수들이 과연 누구일까? 필자는 주관적 생각으로 종목별로 구별해 보았다. 먼저 실력이 입증된 선수들을 들여다보자. 양궁은 효자종목이다.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는 양궁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김제덕 선수와 안산(리커브) 선수가 건재하다. 또한 펜싱은 오상욱 선수 등이 아직도 세계 탑 랭커에 있는 믿음직한 종목이다. 수영의 황선우 선수는 어떤가. 같은 종목의 전성기 선수들보다 나이가 어려 가능성이 크고 정신력이 좋다. 다만 큰 대회에 강해 경기력을 발휘하지만, 아직 후반 체력이 부족한 단점을 고쳐야 한다. 육상은 마라톤 외에 이렇다 할 성적이 없고 여전히 수준은 아시아 변방에 머무는 아쉬움이 있긴 하나 높이뛰기의 우상혁이라는 군계일학의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다. 카타르 바심, 이탈리아의 탑베리와 자웅을 겨룰 우상혁은 작은 키와 좌. 우 다리 길이의 불균형이라는 단점을 잘 극복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국군체육부대 전역 후 안정적 지원을 통한 사기 진작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근대5종의 전웅태 선수는 현재 세계랭킹 1위이며 5개 종목 중 펜싱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기력을 갖고 있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체조의 여서정은 여자 4종목 중에 도마 종목에 특화돼 있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었으며 요즘에는 비장의 신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실력이 입증된 선수 외에 돋보이지 않는 비장의 히든카드를 살펴보자. 필자에게 히든카드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유도 이준환 선수(81kg급)다. 좌우 공격과 지구력까지 뛰어나 개인적으로 팬이 되어가는 중이다. 역도의 신록 선수는 안정적 경기 운영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격의 김민정은 최근 경기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더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클라이밍의 서채현(여. 콤바인)과 이도현(남. 콤바인)은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배드민턴 안세영(여. 개인) 선수는 몇십 년 만에 한 명 태어날까 말까 하다는 유망주다. 아직 젊은 선수이기에 잘 지도관리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나 공격력이 수비보다 부족하다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탁구의 장우진(남)과 신유빈(여) 역시 한국탁구의 미래이며 중국 벽을 넘기 쉽지는 않겠지만 힘들다고 못 오를 산이 없듯이 해낼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부상 중인 신유빈 선수가 빨리 치유하기를 바란다. 내일 당장 올림픽이 열린다면 정상에 가장 가까운 다크호스는 펜싱의 송세라 선수다. 지면상 한계가 있어 더 많은 유망주를 소개하지 못해 아쉽지만, 독자들께서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시리라 생각한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찬 태극기와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상상을 하며 희망찬 내일을 위해 오늘도 파이팅이다. /유인탁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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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1 14:26

점포 줄인 은행권, 영업시간 정상화 서둘러야

온라인 비대면 거래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이 말못할 불편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이 아직까지도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 다섯 달이나 지났는데도 은행 영업점 운영시간은 여전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코로나 이전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지침에 따라 1시간 단축된 것이다. 게다가 거주지 주변의 은행 점포도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금융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자 경영 효율성을 강조해 온 은행권에서 앞다퉈 지점을 폐쇄한 것이다. 특히 각 시중은행이 효율성이 낮은 농촌지역 점포를 먼저 폐쇄하면서 군(郡) 단위 지역의 금융환경은 더 취약해졌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4대 시중은행 점포가 하나도 없는 기초 자치단체는 전국 226곳 중 47곳에 이른다. 주로 비수도권 농어촌지역으로 전북은 고창·무주·순창·임실·장수·진안 등 6곳이 포함됐다. 도시보다는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대면 서비스 수요와 필요성이 높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목표 중 하나인 ‘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와도 배치된다. 전주·익산·군산 등 도시지역에서도 은행 점포가 속속 폐쇄되면서 점포 당 고객 수가 증가했다. 은행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 번 단축된 영업시간은 좀처럼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되지 않고 있으니 이용자들은 빨라진 업무 마감시간에 쫓겨야 한다.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집 주변 은행 지점은 사라지고, 멀리까지 찾아간 점포에서의 대기시간은 길어졌다. 은행 접근성과 금융서비스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금융 소외’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금융업무는 필수다. 각 은행이 ‘고객중심 경영, 사회책임 경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고객들이 금융업무에 지금과 같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영업시간 정상화 조치부터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점포 축소에 따른 대안으로 금융 취약계층 지원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21 11:53

보이스피싱 엄단·예방대책 병행 필요하다

지난 2006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16년이 지나도록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피해액도 늘고 있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 합동수사단을 출범시키고 피해신고를 한 곳으로 통합하는 한편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등 근절 대책을 추진중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적극적인 예방대책 마련에도 나서야 할 시점이다. 검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7년 2470억원에서 지난해 7744억원으로 최근 5년 새 3배가 넘게 뛰었다. 전북에서도 최근 5년간 3799건의 보이스피싱 범죄로 63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청이 집계한 올해 1~6월 전화금융사기 범죄 발생건수는 1만2401건, 피해액은 306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범죄 건수와 피해액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월 평균 50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로 노인들과 구직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검은 손을 뻗치지만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강황수 전북경찰청장도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1시간~3시간 정도 투자하면 수십 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고액 아르바이트 제안 보이스피싱 문자를 받아봤다고 밝혔다. 사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보이스피싱 문자를 받아보지 않은 국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작위적으로 범행 대상을 찾고 있다. 범죄 수법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며 대담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과 은행 등 기관 사칭은 물론 대출 사기와 근로장려금 사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문자를 이용해 휴대폰과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는 스미싱과 파밍, 개인정보를 이용한 메신저 피싱과 메모리 해킹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법이 동원된다. 보이스피싱 피해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가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처 통합과 정부 합동수사단 출범, 보이스피싱 범죄 구형량 상향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과거에도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은 더욱 전문화·지능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노인과 청년들에 대한 예방 교육 및 홍보 등의 대책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20 18:00

주택시장 위축된 전주시 조정지역 해제 시급

전주지역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공동주택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요구된다. 특히 물가 상승 여파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택 매수심리도 얼어붙고 있어 부동산 시장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전주지역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시급하다. 지난 2020년 12월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전주시는 수도권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이상 과열 현상이 빚어졌다. 수도권 투기세력이 지방 도시를 먹잇감으로 삼으면서 아파트 거래가격이 급등하고 미분량 물량이 갑자기 소진되는 등 투기과열 양상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전주지역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기세력들이 빠져나가고 물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국면이 이어지면서 전주지역 부동산 거래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전주시의 주택시장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지난 6~8월 3개월간 월평균 매매량이 578건으로, 직전 3개월간 월평균 매매량 1062건과 비교해 45.5% 감소했다. 또한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낙폭이 확대되고 지난 8월 말 이후 매매가격상승률도 하락 전환하는 등 주택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실제 최근 분양한 공동주택 64세대 중 43세대에서 미계약이 발생하고 평형별 청약 미달 사례도 나타났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 15일 국토부에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요청했다. 지난 6월에도 전주시는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했지만 대구 경산 여수 순천 광양 등 11개 시군구만 해제한 채 전주시는 제외됐었다. 이번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구는 전주시뿐만 아니라 청주 천안 공주 논산 등 타지역에서도 빗발치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제 시기를 놓치면 주택시장 침체 국면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 주택시장이 얼어붙게 되고 결국 무주택자나 서민층의 주거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전주지역의 조속한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마땅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20 18:00

민주당의 존재감

민주당을 바라보는 도민들 시선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과거 묻지마 지지세와는 달리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귀띔한다. 팍팍한 지역 살림과 맞물리면서 정치권 역할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주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의 전북 방문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도민들은 ‘전북 달래기’ 차원의 민심 수습용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최근 지도부 구성에서 전북 출신이 배제된 것과 관련 도민 불만이 팽배한 점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깎아내린다. 이 대표도 이런 기류를 의식했는지 “민주당이 잘못하면 쓴소리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지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며 사나운 민심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위기에 몰리면 지역 순회 최고위 개최를 명분으로 지도부가 대거 방문해 여론몰이를 하는 것도 식상해 한다. 도민들은 그간 경험을 통해 ‘보여주기’ 일회성 행사라는 것을 꿰뚫고 있기에 시큰둥하다. 지역 현안 해결의 당위성은 선거 공약과 입법 추진과정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음에도 굳이 여론 수렴을 빌미로 이런 행사를 되풀이하는 게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과반수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집권 여당 때는 뭐하다가 야당 처지로 바뀐 지금에 와서 현안 해결 운운하는 게 도저히 믿음이 안 간다고 한다. 힘이 있을 때 밀어붙여야 했는데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도 “전북은 민주당의 뿌리며, 자식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도민들이 민주당을 지켜보고 있다” 며 끈끈한 유대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조차도 정치인들의 단골 멘트로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향후 인물 발탁이나 지역 현안 추진과정에서 이를 가시적으로 증명해 보이면 된다는 의미다. 지금 민주당에 거는 도민들 기대는 대체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지난 8월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34%대였다. 이는 3월 대선 이재명 후보 득표율 82%대를 감안하면 반 토막도 안되는 수치여서 충격은 더했다. 역대 최저치 6월 지방선거 투표율 48.7%까지 더하면 민주당 독주 체제에 대한 민심 이반이 얼마나 심각한 지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해법은 보다 명확해진다. 공천 혁신을 통한 대대적 물갈이는 물론 지역 현안 해결에 구체적 성과를 냄으로써 민주당이 전북의 뿌리임을 보여줘야 한다. 의원들도 퇴행적 지역 정서에만 의존하지 말고 의정 활동 성적표를 통해 표심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북 특별자치도를 비롯해 제3금융 중심지, 남원 공공의대 유치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얼마만큼 성과를 거뒀는지가 총선 선택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이다. 유권자 눈높이가 점차 우리 생활과 직결된 실사구시(實事求是) 노선으로 바뀌고 있다. 국정 운영과 지역 발전은 물론 주민 삶의 질 개선에 누가 이런 노력을 앞장서 하는지 눈여겨보고 있다. 민주당과 의원들이 존재감을 보여야 할 때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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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2.09.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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